DGB금융 대규모 임원인사…'보복 인사' 논란(종합2보)

입력 2017-12-26 16:01
DGB금융 대규모 임원인사…'보복 인사' 논란(종합2보)

"박 행장 제외 등기임원 3명 모두 퇴진"…행장 비자금 수사받는 중 인사권 행사

시민단체 "박인규 행장 직무정지와 해임" 촉구



(대구=연합뉴스) 류성무 기자 = 박인규(63)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이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가운데 DGB금융그룹이 26일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박 행장과 갈등 관계로 비쳤던 임원을 포함한 등기 임원이 모두 물러나게 돼 '보복 인사' 논란도 인다.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은 26일 임원 인사위원회를 열고 노성석 DGB금융지주 부사장, 임환오·성무용 대구은행 부행장 3명 퇴진을 결정했다.

박 행장을 제외한 DGB금융지주, 대구은행 등기 임원이 한꺼번에 퇴임하는 것이다.

DGB금융은 이번 인사에서 18명의 임원을 승진시키고 자회사 대표이사 4명을 유임했다.

DGB금융지주는 김경룡(전략경영본부장 겸 DGB경제연구소장) 부사장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DGB대구은행 김남태(준법감시인) 상무를 DGB금융지주 부사장보로 승진, 이동했다.

주력 자회사인 DGB대구은행은 부행장 승진 1명, 부행장보 승진 6명, 상무 승진 7명 등이다. 부행장 8명, 상무 7명 체제는 유지했다.

박명흠(마케팅본부장 겸 서울본부장) 부행장보는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김윤희(자금시장본부장), 오동수(IT본부장), 황병욱(정보보호최고책임자), 김영탁(준법감시인), 여민동(공공금융본부장), 김윤국(리스크관리본부장) 상무는 각각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이준걸(경영기획본부장) 부행장보는 유임됐다.

서정동(여신본부장), 박대면(영업지원본부장), 임장호(부울경본부장), 김태종(미래금융본부장), 문현재(경북서부본부장), 권장오(대구본부장), 김상근(경북동부본부장) 등 본부장은 상무로 승진했다.

비은행 자회사인 DGB캐피탈 이재영 대표이사, DGB유페이 박동관 대표이사, DGB데이터시스템 이성룡 대표이사, DGB신용정보 정찬우 대표이사는 유임됐다.

DGB금융은 그룹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조직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신사업본부와 전략경영본부를 통합했다. 또 그룹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해 IT기획부를 디지털금융부로 확대 개편했다.

그룹 차원에 내부 통제 강화를 목적으로 DGB경제연구소장이 겸임 중인 준법감시인을 별도 임원으로 선임했다.

인사 결과를 놓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보복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행장이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자신을 뺀 등기 임원 전원을 사실상 해임 형태로 정리해 앞으로 사내 갈등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박 행장은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부터 지난 8월까지 법인카드로 32억7천만원 상당 상품권을 구매한 뒤 판매소에서 수수료(5%)를 공제하고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 깡' 수법으로 비자금 30억여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 행장 등이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경실련, 대구참여연대, 우리복지시민연합 3개 시민단체는 이날 대구은행 제2본점 앞에서 박인규 행장 직무정지와 해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박 행장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 조직 안정을 유지하며 새로운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조직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tjd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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