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 부인, 성탄 전야 외출 허용돼
류샤, 가택연금 상태서 모처럼 자유 누려…"매일 우울증약 복용"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지난 7월 간암으로 사망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가 성탄절을 맞아 모처럼 자유를 누렸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류샤는 전날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민주운동정보센터' 설립자 루스칭(盧四淸)과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루스칭에 따르면 류샤는 크리스마스 전날 그녀의 동생 류훼이(劉暉)와 거리로 나가 크리스마스 장식 등을 감상했으며, 이어 지인 10여 명과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류샤는 류샤오보의 사망 후 외국으로 이주하길 원했으나, 7월 15일 남편의 장례식 직후 중국 당국에 의해 윈난(雲南)성 다리(大理)시로 강제 여행을 가면서 외부와 40여 일간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베이징의 자택으로 돌아왔으나, 정부에 의해 가택연금을 당해 외부와의 연락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모처럼 외부와 연락하게 된 류샤는 루스칭이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하자 웃음을 지었으나, "28일이 류샤오보의 생일"이라는 말에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류샤의 친구인 반체제 작가 예두(野渡)는 홍콩 명보에 "류샤는 우울증을 앓고 있어 매일 여러 종류의 항우울제를 먹고 있다"며 "당국은 하루빨리 그녀가 외국으로 나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홍콩 시민단체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 회원 등 50여 명은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中聯瓣) 밖에서 류샤와 류샤오보를 추모하다가 체포된 작가 리쉐원(黎學文)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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