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이번에도 캐스팅보터…"개헌이 최우선"

입력 2017-12-26 10:48
수정 2017-12-26 11:47
국민의당, 이번에도 캐스팅보터…"개헌이 최우선"



민주 '한국당 패싱' 검토에 "개헌무산 알리바이용" 비판

한국당에도 "6월 개헌 약속 지켜야"…내홍에 협상력 저하 고심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설승은 기자 = 개헌특위 연장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으로 12월 임시국회가 26일에도 공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3당인 국민의당이 정기국회 예산안 처리에 이어 이번에도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자유한국당이 끝내 협조하지 않는다면 한국당을 배제한 채 국민의당과 손을 잡고 법안과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등을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연내 본회의 개최 여부가 국민의당의 선택에 달린 형국이 됐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개헌특위와 정치개혁 특위 논의가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민주당과 한국당을 동시에 비판하면서 균형을 잡으려 하는 모습이다.

협상의 열쇠를 쥔 3당으로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며 당의 명운이 걸린 선거구제 개편에서 조금이라도 진전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선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법안·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주장에는 "개헌특위·정치개혁특위 논의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당 패싱' 가능성에도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을 배제한 채 개헌논의를 하겠다는 것은 선거제 개편을 하지 말자는 것과 뭐가 다르냐"라며 "제1야당 '패싱' 주장은 개헌논의 무산에 대비한 정치적 알리바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한국당이 반대하면 어차피 개헌을 못 하는데, 지금 한국당을 배제하고 다른 법안을 처리한다는 것은 결국 개헌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연내에 본회의를 꼭 열겠다고 한다'는 질문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민주당만 그런 걱정을 하는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회의에서 "협치가 정부 여당의 필요에 따라 눌러대는 호출 벨이 되고 있다"며 "여당은 개헌을 청와대와 정부의 손으로 넘겨 '대통령 공약은 지켰다'라는 말만 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이 지지율에 취해 대한민국이 망국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 역시 제천 화재참사를 언급하며 "사람이 먼저인 나라를 만든다는 대통령의 공약은 말뿐이었다. 전 정부에 비해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며 "청와대는 대통령의 울먹임을 운운하며 다큐멘터리를 예능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에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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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국민의당은 한국당에도 6월에 개헌 투표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하겠다는 것은 한국당도 약속을 한 바 있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개헌 특위와 정치개혁 특위를 통합 운영해 논의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임시국회 정상화의 실타래를 풀기 위한 국민의당의 노력에 반하는 여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한국당의 당리당략적 대응이야말로 대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태"라며 "양당이 소탐할 때 국민은 대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3당으로서 거대 양당을 동시에 견제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최근 통합론을 둘러싼 내홍 탓에 협상력이 저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국민의당의 명운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의원들의 관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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