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뮬러 특검 해임하면 수만명 즉각 항의집회"

입력 2017-12-26 09:30
"트럼프가 뮬러 특검 해임하면 수만명 즉각 항의집회"

진보단체 집회 계획에 14만명 등록…"뮬러 해임은 권력견제 위협"

내년 1월 취임 1주년 맞아 별도의 대규모 시위 계획도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해임하면 대대적인 항의 집회에 직면할 전망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진보 성향 단체들은 '트럼프는 법을 초월하지 못한다'(TrumpIsNotAboveTheLaw.org)는 제목의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대규모 동시 집회를 준비 중이다.

20개 이상의 진보 단체들은 온라인 포털을 이용해 집회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4만 명 이상이 등록을 마쳤다.

이들은 뮬러 특검의 해임 결정이 내려지면 수 시간 내에 미 전역 600개 이상의 도시에서 미리 정해진 장소로 가 항의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수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항의 집회는 해임 결정이 오후 2시 이전에 나오면 당일 오후 5시에, 2시 이후에 나오면 다음날 정오에 각각 개최된다.

진보 단체 '무브온'(MoveOn.org)의 데이비드 시버스는 WP에 "뮬러 특검의 해임은 대통령 권력에 대한 견제라는 신념을 위협하는 것"이라면서 "노스다코타 주의 소도시 그랜드 포크스에서부터 텍사스 주 휴스턴까지 모든 곳에서 사람들이 의회의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게 이 시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위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직후부터 끊이지 않는 시민사회 반발 움직임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워싱턴 DC를 포함한 600여 곳에서 수백만 명이 참가한 '반(反) 트럼프 여성행진'을 비롯해 무슬림 7개국의 미 입국금지,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 논란을 일으킨 정책 결정이 내려질 때마다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뮬러 특검의 해임이 대대적인 항의 시위로 이어질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레이철 에인워너 퍼듀대 사회학 교수는 "뮬러 특검의 해임은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 되겠지만 우리는 터무니없는 것들을 너무나 많이 봐왔다"면서 "특검 해임이 그동안 목격한 것보다 더 많은 저항을 일으킬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69년 캄보디아 폭격을 발표했을 때는 곧바로 수만 명이 항의 집회를 벌였으나, 1973년 '워터게이트' 수사를 하던 아치볼드 콕스 특검을 해임했을 때는 집회 규모가 상당히 줄어든 사례가 있다.

한편, 뮬러 특검의 해임 여부와 무관하게 내년 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전후해 잇따라 대규모 시위가 열릴 예정이라고 WP는 전했다.

올해 초 여성행진을 주최했던 단체들은 내년 중간선거의 격전지로 분류되는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21일 '투표에서 힘을'(Power to the Polls)이라는 행사를 열고, 다른 활동가들도 1월27일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사임을 촉구하는 행진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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