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통로'로 EU 이송 리비아 난민, 내년 1만명 달할 듯"
민니티 이탈리아 내무장관, 현지 언론 인터뷰서 밝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리비아 난민 캠프에 수용돼 있는 난민 최대 1만명이 내년에 유럽에 인도적인 방식으로 이송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탈리아 내무장관이 밝혔다.
마르코 민니티 내무장관은 24일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지중해를 건너는)위험에 처하지 않고 '인도적 통로'를 통해 유럽에 들어오는 난민이 내년에 최대 1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22일 리비아 난민 수용소에 체류하던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예멘 출신 난민 162명이 이탈리아 군용기 편으로 로마에 도착한 후 나온 것이다.
미혼모,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 장애인 등 난민 중에서도 처지가 가장 열악한 축에 드는 사람들이 포함된 이들 난민은 유엔난민기구(UNHCR)의 주도로 사상 처음으로 항공편으로 리비아에서 유럽으로 직접 옮겨졌다.
민니티 장관은 또한 "국제이주기구(IOM)가 설정한 목표에 따라 망명 신청 자격이 없는 난민 3만명은 내년에 자발적으로 본국으로 송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OM은 올 들어 리비아에서 본국으로 귀향한 난민 수가 약 1만5천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내년에는 이 수를 2배 가량 늘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전통적으로 아프리카 난민들이 전쟁과 기아를 피해 유럽으로 향하는 주요 기착지 역할을 해온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무법 상태가 지속되며 불법 밀입국 조직이 더욱 활개를 치고 있는 실정이다.
IOM은 현재 리비아에 머물고 있는 난민이 약 40만 명에 달하며, 이들 가운데 3만6천여 명은 아동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2014년 이래 아프리카발 난민 60만 명이 쏟아져 들어오며 난민 위기로 신음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국제인권 단체의 비판에도 불구, 지중해를 건너 자국으로 대량 유입되는 난민 행렬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불법 난민 밀입국조직 단속을 벌이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훈련과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 덕분에 올 들어 현재까지 이탈리아에 입국한 난민 수는 11만9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8만명에 비해 3분의 1가량 줄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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