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외교부 "당분간 베네수엘라에 대사 파견하지 않을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간 외교 갈등이 갈수록 심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외교부는 베네수엘라 제헌의회가 후이 페레이라 베네수엘라 주재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한 것과 관련, 대사를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외교부는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이미 통보했다"고 말해 브라질 주재 알베르토 에프라인 카스텔라르 파딜랴 베네수엘라 대사도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베네수엘라 제헌의회는 전날 페레이라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면서 사실상 외교관계 동결을 선언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제헌의회 의장은 "브라질에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정부에 의해 무너진 헌정 질서가 회복될 때까지 이번 조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헌의회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정부 성향 인사들로 구성된 국가 최고 헌법기관이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주요 야당의 내년 대선 참여를 제한한 마두로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알로이지우 누네스 브라질 외교장관은 "마두로 대통령의 행위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의 대화와 협상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자나이나 파쇼아우 변호사와 법학자인 엘리우 비쿠두는 마두로 대통령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했다.
이들은 "마두로 대통령은 조직적인 방법으로 기본인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정치적 이유로 암살과 고문, 대량구금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제형사재판소에 대량살상과 반인권 범죄로 마두로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 호세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청서를 공동 작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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