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들에게 사랑과 은총을"…전국서 성탄 미사·예배(종합)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성탄절인 25일 전국의 천주교 성당과 개신교 교회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와 예배가 일제히 거행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0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하는 성탄 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소외되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과 북녘의 동포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총이 내리기를" 기원하면서 "나 아닌 다른 생명을 존중할 줄 알고, 주변의 아픔과 고통에 귀 기울이고 공감할 줄 아는" 겸손의 덕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또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인간 역사에 들어오신 그리스도를 보며 작고 약한 존재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돌아보자"며 태아를 비롯한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자고 강조했다.
명동성당은 이날 오전 9시 외국인을 위한 영어 미사에 이어 정오에는 염 추기경이 집전하는 낮 미사를 개최했다.
서울대교구는 용산구 가톨릭사랑평화의집에서 쪽방 거주민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등 소외된 이들을 직접 찾아가는 성탄 미사도 잇따라 진행했다.
전국의 개신교회에서도 종일 성탄 예배가 진행됐다.
오후 3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개신교계 에큐메니컬(교회 일치와 연합) 운동 단체들이 주관하는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 예배'가 열렸다.
2002년부터 매년 성탄절 연합예배를 열어 온 이들은 그간 세월호 유족, 쌍용차 해고 노동자, KTX 해고 승무원 등과 함께 하며 성탄의 의미를 되새겨왔다.
올해에는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라는 주제 아래 분단으로 인한 전쟁 위기 속에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한 행사로 마련됐다.
연합예배 준비위원회 측은 "해군 기지 건설로 자연환경이 파괴된 제주 강정마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주민들의 삶이 뒤바뀐 경북 성주 소성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초점을 맞춰 함께 기도하는 자리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대한성공회나눔의집협의회·정의평화사제단 등은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KTX 해고 승무원의 온전한 복직을 위한 성탄 연합 감사 성찬례'를 개최했다.
동대문구 청량리 밥퍼나눔운동본부 앞마당에서는 노숙인과 독거노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일공동체가 주관하는 성탄 거리 예배가 열렸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성탄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나아갈 길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세상의 어둠을 밝히고, 추위와 고통 속에 있는 자들을 돌보는 일"이라며 "높아지기보다는 낮아지기를, 가지기보다는 비우기를, 섬김받기보다는 섬기기를 택하는 그리스도의 삶을 실천하자"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성탄메시지에서 "불의로 고통당하는 사람들과 한반도와 팔레스타인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마음의 촛불을 밝히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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