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샌프란시스코서 성탄절 테러 기도한 IS 추종자 체포(종합)
관광객 많은 피어39 노린 전직 해병대원…집에 총기·탄약 다량 소지
'트럼프 예루살렘 수도 인정에 분노해 범행 결심' 편지 나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관광지인 피어 39에서 테러 공격을 기도한 혐의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를 추종하는 전직 해병대원이 체포됐다고 미 언론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버리트 애론 제임슨(26)이라는 전직 해병대원이 최근 연방수사국(FBI)에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았으며, 맨해튼 트럭 돌진 테러와 유사한 방식으로 테러를 기도하려 한 혐의가 적발됐다.
FBI가 프레스노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11쪽 짜리 진술서에는 제임슨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크리스마스에 피어 39 주변에서 테러를 하려 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돼 있다.
해병대에서 전문 저격수로 훈련받은 기록이 있는 제임슨은 피어 39에서 폭탄을 터트려 사람들이 한 쪽으로 몰리면 살상을 계속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FBI 샌프란시스코 지부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이리어 지역에 현존하는 테러 위협은 없다"고 말했다.
제임슨은 FBI 조사에서 뉴욕 로어 맨해튼 자전거 도로에서 10월 31일 일어난 트럭 돌진 테러와 2015년 샌버너디노 인랜드 리저널 센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를 결합하는 방식의 테러를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맨해튼 트럭 돌진 테러로 8명이 사망했다.
FBI는 제임슨이 지난 9월 페이스북에 ISIS의 활동을 찬양하는 포스트를 올리고 다이너마이트를 든 산타클로스 이미지를 붙이는 등 성탄절 테러를 계획하려는 듯한 정황을 포착한 뒤 그를 내사해왔다.
FBI 위장 요원이 인터넷에 접속해 제임슨과 교신했고 이후 실제로 만나 제임슨의 테러 계획을 포착했다.
제임슨은 지난 16일 FBI 위장요원에게 "대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진술서에 나와 있다.
캘리포니아 북동부 내륙인 머데스토에 거주하는 제임슨은 FBI 조사에서 "피어 39는 크리스마스에 인파가 가장 몰리는 지역이어서 그곳을 목표로 삼으려 했다.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제임슨은 한 달 전 쯤 유서를 남겨놓았으며 집안에 총기류 3정과 다량의 탄약, 폭약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테러 첩보에 따라 수색영장을 들고 제임슨의 머데스토 자택을 급습했으며 그를 체포하고 테러 범행에 쓰려고 한 증거물을 확보했다.
제임슨의 집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것에 분노해 범행을 결심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편지가 발견됐다고 미 일간 USA투데이는 전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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