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이민 한인 독립운동 거점에 들어선 '대한민국로'

입력 2017-12-23 04:49
멕시코 이민 한인 독립운동 거점에 들어선 '대한민국로'

메리다市, 중심가에 표지판…내년엔 기념탑 설립 추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한인 이민자들의 독립운동 후원 거점이었던 멕시코 남동부 최대 도시인 메리다 시에 '대한민국로(路)'가 생겼다.

22일(현지시간)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전비호 주멕시코 대사와 마우리시오 빌라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 시장은 전날 대한민국로(路)(Avenida Republica de Corea) 표지판과 내년에 건설될 대한민국로 기념탑의 동판을 공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지난 8월 양측이 메리다시 신흥 중심지인 알타브리사 지역 7번가를 대한민국로로 명명키로 합의한 데 대한 후속조치로 열렸다.

전 대사는 112년 전 중남미 지역 최초로 한국인들이 이민을 와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이 활발했던 유서 깊은 도시인 메리다 시에 대한민국로가 공식적으로 탄생한 것을 기리고자 대한민국로 기념탑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하고 기념탑 동판을 공개했다.

메리다 시는 멕시코 동남부 유카탄 반도에 있는 유카탄 주의 주도이자 멕시코 남동부 최대도시로, 한인 이민자들의 애환과 독립열망이 깊이 서려 있는 곳이다. 메리다 시와 주변 지역에 3∼5세대 한인 후손 7천여 명이 거주 중이다.

1905년 노동이민으로 형성된 메리다 한인사회는 1909년 대한인국민회 메리다 지방회를 창립한 후 사관을 양성하는 기관인 숭무학교를 세웠다. 진성학교와 해동학교도 설립해 민족교육을 했다. 도산 안창호의 가르침에 감명받아 독립자금을 송금했고, 광복 후인 1946년에는 국가재건의연금을 보내기도 했다.

전 대사는 행사 후 한인 후손 100여 명을 초청해 리셉션을 열어 선조들의 독립활동과 멕시코 사회의 일원이자 한인 후손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멕시코와 한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계속 해달라고 당부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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