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개헌 갈등에 12월 임시국회 법안처리 '0'건…빈손국회 비난

입력 2017-12-22 19:40
여야 개헌 갈등에 12월 임시국회 법안처리 '0'건…빈손국회 비난

예산처리 후폭풍·여야 의원 외유로 임시국회 시작부터 파행·차질

개헌특위 연장 놓고 끝까지 대립…협상력 부재에 22일 본회의도 무산

내주 본회의 개최 시도 전망…개헌특위 입장차 등으로 성사는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12월 임시국회가 말 그대로 '빈손 국회'가 됐다.

여야가 국회 개헌특위 연장 문제와 관련해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끝까지 대립하면서 지난 11일 문을 연 12월 임시국회는 22일 현재까지 법안을 한 건도 처리하지 못했다.

여야는 애초 이날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 처리 등의 과정에서 밀린 주요 법안과 함께 감사원장·대법관 인준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개헌특위 연장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본회의 자체를 열지 못했다.



12월 임시국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3당인 국민의당의 예산안 공조처리에 불만을 품은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의사일정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시작부터 부분적으로 파행을 빚었다.

한국당의 보이콧으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의 법안처리가 불발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외국 방문 및 지역구 활동 등으로 여야 의원들이 여의도를 대거 떠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럴 거면 12월 임시국회를 왜 열었느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당이 위원장을 맡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공전을 거듭한 것도 '낙제점 국회'의 한 원인이 됐다. 각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된 법안조차 법사위 문턱에 걸려 본회의로 넘어가지 못한 것이다.

법사위는 지난 20일 12월 임시국회가 열린 뒤 처음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30여 건의 법안만 처리했을 뿐이다.

여야는 이들 법안과 함께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이날 본회의에 처리하려고 했으나 이달 말 종료되는 개헌특위 활동기한 연장 문제에 발목이 잡혀 불발됐다.

여당인 민주당은 애초 개헌특위 활동시한 연장 조건으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에 대한 한국당의 명확한 약속을 요구했다가 '2개월 연장'으로 한 발짝 물러선 데 이어 6개월 연장하되 내년 2월까지 개헌안 합의를 위해 노력한다는 최종안을 내놨으나 한국당이 거부해 협상이 결렬됐다.

협상 결렬로 인해 본회의도 자동 무산됐다.

이에 따라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건강증진부담금을 올리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나 의류 및 잡화와 같은 생활용품도 전기용품과 마찬가지로 '공급자 적합성 확인 서류'(KC 인증서)를 받도록 의무화하되 법 적용 대상을 조정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개정안 등도 다음번 본회의를 기약하는 수밖에 없게 됐다.

이날 본회의에는 12월 임시국회 회기를 23일로 정하는 '회기 결정의 안건'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본회의가 무산됨에 따라 12월 임시국회 회기는 국회법 규정에 따라 내년 1월 9일까지로 자동 조정됐다.

이날 처리되지 않은 법안 가운데 내년 1월 시행이 예정된 법안도 있다는 점에서 여야는 내주에도 본회의 개최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말에는 국회의원들의 외국 출장과 지역구 일정 등이 몰려 있는 데다 개헌특위 연장에 대한 여야 간의 접점 모색이 쉽지 않아 실제 본회의가 개최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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