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문화] 내년 클래식 화두는 '피아니스트'

입력 2017-12-24 08:30
수정 2017-12-24 22:29
[2018 문화] 내년 클래식 화두는 '피아니스트'

키신·지메르만 내한 잇따라…런던심포니ㆍ뮌휀필하모닉 등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내년 클래식 시장도 스타 음악가들과 명문 악단들의 내한으로 풍성하다.

티켓을 좀처럼 구하기 힘든 스타 피아니스트들의 공연 소식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한국 클래식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조성진부터 15년 만에 내한하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러시아 스타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등의 공연이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런던 심포니, 마리스 얀손스가 지휘봉을 잡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발레리 게르기예프 지휘의 뮌헨 필하모닉 등 해외 명문 오케스트라의 방문도 1년 내내 이어진다.

◇ 스타 피아니스트들 한국 집결

실력과 명성을 모두 지닌 대형 피아니스트들의 방한 일정이 먼저 눈에 띈다.

우선 '피아니스트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지메르만은 내년 10월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1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그의 내한은 지난 2003년 이후 두 번째다.

지메르만은 까다롭고 예민한 성격으로 악명 높지만, 그 이상의 완벽한 연주를 선보이며 세계 최정상급 피아니스트로 군림하고 있다.

콘서트홀의 소음과 피아노 음향에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데, 첫 내한 공연 당시에도 직접 자신의 스타인웨이 피아노와 연습용 액션(건반 부분)을 직접 공수해와 화제를 모았다.

당시 공연 장소였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무대 천장에 달려있던 로비 방송용 마이크를 '녹음용'이라고 착각하고 마이크 선을 자르려고 해 스태프들을 기절초풍하게 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지휘 에사 페카 살로넨)와 함께 번스타인 교향곡 제2번 '불안의 시대'를 연주한다.



2006년과 2009년, 2014년에 열린 세 차례의 한국 독주회를 모두 매진시킨 키신은 10월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네 번째 독주회를 연다.

키신은 2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대표적인 '신동' 출신. 그러나 그는 온갖 스포트라이트에도 피아노를 향한 진지한 태도, 끊임없는 노력, 엄청난 양의 연습으로 '거장'으로 우뚝 선 연주자다.

그는 지금까지도 하루 6~8시간 연습에 몰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등을 연주한다.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 조성진의 무대도 이어진다.

조성진은 1월 전국 4개 도시 독주회를 시작으로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11월 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의 듀오 무대(9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도이치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갈라 콘서트(12월 6~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의 무대에 오른다.

'건반 위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미국 피아니스트 머레이 페라이어도 3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그의 내한은 2년 만이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바흐의 프랑스 모음곡 6번 E장조, 슈베르트 즉흥곡 D.935, 모차르트 론도 K.511,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을 선보인다.

◇ 명문 악단도 줄줄이 내한…협연자 면면도 화려

해외 오케스트라들은 올해도 앞다퉈 한국을 찾는다.

올해 베를린 필하모닉을 이끌고 내한했던 지휘자 사이먼 래틀은 내년 10월 1일 롯데콘서트홀 런던 심포니와 함께 한국 관객을 다시 만난다.

지난 9월 런던 심포니 음악감독 취임 후 첫 내한 공연이란 점에서 클래식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라벨의 '어미 거위',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 등을 연주한다.

스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인 재닌 얀센이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 중 하나로 꼽히는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자 파보 예르비는 올해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다.

우선 11월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스위스 명문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와 함께 말러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12월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이미 베토벤, 브람스, 슈만 프로젝트로 한국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함께 한다. 슈베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인 '그레이트'를 들려준다.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협연자로 나서 모차르트의 마지막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을 연주한다.

라트비아 출신 명장 마리스 얀손스가 지휘하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11월 29~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드보르자크 교향곡 7번과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 등을 연주한다.

앞서 독주회로 한국을 찾은 키신은 협연자로 다시 내한해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뮌헨 필하모닉은 11월 2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미국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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