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안 오고 미세먼지만…'회색빛' 성탄 연휴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눈 대신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겠다.
22일 기상청의 중기예보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전국 17개 시·도에는 구름이 조금 낄 뿐 눈이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981년부터 지난해까지 36년간 전국 주요 12개 지점에서 크리스마스 당일에 눈이 내린 날은 모두 17차례(47.2%)였다. 여기서 말하는 눈이란 일반적인 눈 외에 소낙눈, 가루눈, 눈보라, 진눈깨비 등을 포함한다.
이 가운데 서울과 인천, 광주가 12번으로 가장 많았다. 2000년 이후로만 따지면 서울과 광주가 8번으로 가장 많았다. 이 기간 크리스마스 당일 눈이 가장 많이 쌓였던 때는 2002년이다. 강릉에서 18.0㎝ 적설량을 기록했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에도 눈을 기대하기 어렵다. 24일 눈이 올 것으로 예보된 곳은 강원도 대관령뿐이다. 대관령은 24일 오전 가끔 눈이나 비가 내리다 오후 들어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수도권에는 대체로 구름이 많이 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국 대부분에 한때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성탄 연휴 기간에 눈 소식은 없지만, 미세먼지는 자욱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23일 국외 유입과 대기 정체의 영향으로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권에서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에 들겠다.
특히 수도권과 충남은 오전에 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강원 영동과 대구·경북은 오후부터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겠다.
24일에도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과 경기 북부에서 '나쁨'까지 높아지겠다. 수도권과 강원권, 충청권, 대구·경북은 오전 중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4일 중부 지역은 대기 정체로 오전에 농도가 높다가 낮 동안 강수에 의한 세정과 대기 확산에 힘입어 미세먼지가 다소 소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중국 동부지역 미세먼지가 서풍 기류를 따라 유입되고 안정된 고기압권에서 기류가 정체될 것"이라며 "수직 방향으로 확산이 적어 대기가 정체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쪽 지역은 밤부터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돼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마스인 25일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며 '그레이 크리스마스'는 피할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상해 부근에서 동진하는 고기압 영향으로 중국 동부지역(발해만·화북·상해)의 미세먼지 농도가 22∼23일 증가한 뒤 북서 기류의 영향으로 24일 오후 들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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