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이 왕따시켜" 30대 사회복지사 극단적 선택 시도
"과중한 업무 맡기고 괴롭혀" vs "2차례 감사했으나 문제 없어"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의 한 복지관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가 직장 내 집단 따돌림을 호소한 뒤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발생했다.
가족들은 정확한 경위 조사와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복지사 A(35·여)씨 가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A씨가 자신의 방안에서 신경안정제 등이 든 다량의 약을 먹고 의식 없이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위세척 등을 받은 뒤 이틀만에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어머니는 "딸이 동료에게 집단 따돌림당했고, 과중한 업무 때문에 힘들어했다"며 "작년 11월부터 6개월 동안 휴직까지 했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딸은 주말이나 밤까지 혼자 남아 일하는 날이 많았는데, 뒤에서 부모의 장애 등을 들먹거리는 동료가 있다고 괴로워했다"고 덧붙였다.
이로인해 A씨가 공황장애 판정을 받아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고, 우발적으로 그 약을 한꺼번에 먹어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는 게 A씨 어머니 설명이다.
그는 "작년 9월 복지관 운영 주체가 바뀌고 나서 10명이 넘는 직원들이 퇴사했다"며 새로 선임된 관장과 운 영방식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퇴사한 A씨의 동료도 "직원들이 가족의 뒷담화를 한다며 괴로워했고, 업무와 관련해서도 일부러 골탕먹이는 것 같다며 A씨가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A씨는 2015년 5월부터 이 복지관에서 근무했고, 휴직 후 지난 6월 복직한 상태다.
그러나 복지관 측 설명은 전혀 다르다.
관리 책임자인 B씨는 "작년까지 기획연구팀에 근무했던 A씨가 현업부서의 일부 직원들과 다소 서먹서먹한 관계이긴 했지만 외부로 드러나는 문제는 없었다"며 "A씨의 문제 제기로 영동군청과 운영 법인의 감사를 받았지만, 별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8월 3년 치 기관 평가 서류를 준비하느라 업무가 몰린 적이 있지만, A씨만 겪은 것이 아니다"며 "A씨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참견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A씨를 상담했던 영동군청 직원도 "A씨의 요청대로 복지관 측에 업무 조절을 요구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도 A씨는 특정인이 자신을 괴롭힌다며 계속 인사조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영동군은 A씨가 몸을 추스른 뒤 사실 관계를 파악해 운영 법인에 통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A씨 가족은 관장을 포함한 책임자 처벌이 선행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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