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무엇이든 쓰게 된다·세상의 끝

입력 2017-12-25 14:00
[신간] 무엇이든 쓰게 된다·세상의 끝

문학가라는 병·마리 앙투아네트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무엇이든 쓰게 된다 = 소설가 김중혁이 글쓰기와 창작에 관해 쓴 에세이다.

작가는 사람들로부터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주로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나요?", "하루에 글을 몇 시간 쓰세요?" 같은 질문들을 받는다. 이런 질문에 할 말이 너무 많아서 그간 대답하지 못했다는 작가는 글쓰기에 관한 실용적인 조언을 모아 이 책을 내게 됐다고 한다.

그는 "지금 무언가를 만들기로 작정한, 창작의 세계로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당신을 존중하며 그 결과물이 엉망진창이더라도 기꺼이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독려한다.

위즈덤하우스. 292쪽. 1만4천800원.



▲ 세상의 끝 = 스위스 작가 로베르트 발저(1878∼1956)의 산문·단편 선집.

헤르만 헤세는 "발저의 독자가 1만 명만 되면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에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발저는 1천 편이 넘는 산문과 단편소설을 남겨 헤르만 헤세나 프란츠 카프카 등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무일푼 실업자, 노동자, 방랑자, 가난한 시인 등 고독한 인물을 등장시켜 기존의 가치와 통념이 허상이 아닌지 끊임없이 되묻고 고정관념을 허물어뜨리는 사유의 실험을 보여줬다.

표제작인 '세상의 끝'은 무작정 세상의 끝에 다다르기 위해 16년 동안 방랑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임홍배 옮김. 문학판. 532쪽. 2만5천 원.





▲ 문학가라는 병 = 일본의 문학평론가이자 독문학자인 다카다 리에코가 일본 문학의 엘리트 집단에 관해 파헤친 책이다. '도쿄제국대학 문학부 엘리트들의 체제 순응과 남성 동맹'이란 부제를 달았다.

근대화 이후 외국 문학(특히 독일 문학) 수용이 일본의 제국주의화에 미친 영향, 남성 엘리트 문학인들의 활동 배경인 도쿄제국대학 문학부와 이들을 키워준 매체와 관변단체, 이들의 남성 동맹과 여성 혐오 등을 분석한다. 순수한 문학청년을 표방하던 그들이 왜 전시 체제에 영합하는 모순을 낳았는지 탐구한다.

김경원 옮김. 이마. 348쪽. 1만7천 원.



▲ 마리 앙투아네트 1·2 = 일본 작가 엔도 슈사쿠(1923∼1996)가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그린 전기소설이다. '여혐의 희생자'라는 부제를 달았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 당시 사치를 일삼았다는 이유로 처형당했다.

출판사는 "그녀가 그토록 처절하게 당한 것은, 여자에게 공적인 역할을 부여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형제들의 공화국에서 왕비는 가장 활발하게 공적 활동을 하던 가장 중요한 여성이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마리 앙투아네트를 다시 불러낸 것은 1년 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최고 공적 여성에 대한 정치적 여혐의 사례가 그녀를 생각나게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미형 옮김. 기파랑 문학브랜드 티타임. 382쪽/348쪽. 각 권 2만5천 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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