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더 전 독일 총리 "유럽이 원한다…서둘러 대연정 해라"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자신이 속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에 연극을 그만두고 대연정을 서둘러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21일 공영 도이체벨레(DW)와 MDR 방송 합동인터뷰에서 "그 외에 다른 무슨 대안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런 견해를 밝혔다고 DW가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그는 "연방의회에 역대 처음 6개 정파가 포진했지만 그중 좌파당과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정부에 참여할 수 없으므로 정부(연정) 구성이 어렵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그래서 나는 방법이 없으니 책임을 인식하고 당원들에게 절실한 상황이란 걸 납득시켜야 한다고 우리당(사민당)에 공공연히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은 안정적인 프랑스와 더불어 안정적인 독일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서둘러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이성적인 것이라고 보며 그건 지금 상황으로 봐선 대연정밖에 없다"고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누구도 재선거와 '협력연정'에 대해선 믿지 않는다며 서둘러 대연정을 꾸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슈뢰더 전 총리가 거론한 협력연정은 사민당이 대연정 협상을 앞두고 상대 정파인 집권 다수 기독민주당ㆍ기독사회당 연합에 제안한 것으로, 굵직한 정책노선만 합의하고 이견 있는 정책은 의회 토의로 풀어가자는 느슨한 형태의 연정을 말한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에 대해 "어떻게 불리든 간에 협력연정 같은 것은 되지도 않는다"고 꼬집고 이를 "속임수(또는 정략적 기술)"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슈뢰더는 1998∼2005년 총리를 지낸 뒤 기민기사연합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바통을 넘겼다. 실업 치유를 위해 고용 유연화와 복지 축소를 단행한 그의 정책은 사민당 전통지지층의 이반을 가져와 지금껏 사민당은 기민기사연합에 크게 밀리는 만년 2당 처지다. 하지만 그의 이른바 제3의 길(중도) 정책을 두고선 지지층보다 국가장래를 고려한 결단이었다는 평가 역시 많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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