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스포츠센터 2차례 증축…복잡한 미로구조 탓 피해 커

입력 2017-12-22 00:07
제천 스포츠센터 2차례 증축…복잡한 미로구조 탓 피해 커

2011년 7월 사용승인 뒤 9층 올려…지난 8월 경매로 소유권 변경

"주차장 너무 좁아…사우나 다니면서 불나면 큰일나겠다 생각"

(제천=연합뉴스) 박재천 윤우용 기자 =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두손스포리움'은 9층 규모로, 내부가 미로처럼 복잡하고 통로가 좁아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 건물은 애초 알려진 8층이 아니라 지하 1층, 지상 9층에 연면적 3천813㎡ 규모다. 2011년 7월 사용 승인이 났고, 건축주는 박모씨였다.

7층이었던 건물이 2차례 증축을 거쳐 8층, 9층으로 높아졌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인 이 건물의 현재 소유주는 이모씨로 돼 있다.

건물의 주용도는 운동시설(헬스클럽)이다.

지하 1층에는 기계실, 관리실, 실내골프연습장, 세탁실 등이 있고 1층은 주차장, 로비, 사무소로 쓰인다. 2층 목욕장, 휴게음식점, 3층 목욕장, 4∼7층 헬스클럽, 8∼9층 일반음식점 등이다.

대중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이 밀집돼 있는데다 내부 구조도 복잡했다.

이 건물은 중소도시인 제천에서 가장 규모가 큰 스포츠시설이다. 건물 높이도 지역 내 최고 높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스포츠센터는 경매로 몇 달간 문을 닫았다가 지난 10월께 재개장했다.

건물 등기부 등본을 보면 지난 8월 1일 임의경매로 소유권이 이씨에게 이전된 것으로 돼 있다.

모 은행의 경매 신청으로 2015년 9월 법원이 임의경매 개시 결정을 한지 2년에 가깝게 경매 절차가 진행됐다.

최초 감정가는 52억원이었으나 유찰을 거듭하면서 낙찰가는 21억원으로 낮아졌다.

이 건물 주차장은 평소에도 비좁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 주민은 "주차장 입구가 넓고 주차 차량이 많지 않았더라면 소방차가 훨씬 빨리 진입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소방당국도 "스포츠센터 주변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서 화재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소방차가 진입하는 데 필요한 7∼8m의 도로 폭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건물의 복잡한 구조때문에 피해가 컸다는 얘기도 나온다.

소방 관계자는 "하나밖에 없는 출입구 앞 주차 차량에서 불이 났다는 것이 문제다. 탈출로가 완전히 봉쇄된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복잡한 구조 때문에 평소 사우나를 이용할 때마다 불이 나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불길과 함께 연기가 치솟고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상황에서도 인명 검색을 하던 소방관들 사이에서는 "미로 같은 내부 구조 때문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사고 현장에서는 "유리창을 빨리 깨고 진입했어야 했던 것 아니냐"며 소방당국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출동한 굴절 소방 차량도 한동안 문제를 일으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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