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장인의 길·한국 사람 만들기Ⅱ
살구 칵테일을 마시는 철학자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장인의 길 = 서주희 지음.
방송인 서주희 씨가 2015년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각지를 돌며 만난 무형문화재 장인 57명의 인터뷰를 모았다.
의(衣), 식(食), 주(住), 철(鐵), 목(木), 석(石) 등 주제별로 장인을 소개했다. 장인들이 무형문화재에 입문하게 된 배경과 작업 과정, 전승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추천사에서 "전통문화는 한 알의 씨앗처럼 현재의 바탕이 되는 밑거름"이라며 "전통문화 속에 깃든 장인정신은 길이길이 이어갈 소중한 대한민국의 유산"이라고 밝혔다.
현암사. 1권 476쪽, 2권 552쪽. 각권 3만5천원.
▲ 한국 사람 만들기Ⅱ = 함재봉 지음.
한국인의 정체성을 친중 위정척사파, 친일 개화파, 친미 기독교파, 친소 공산주의파, 인종적 민족주의파 등 5가지 담론으로 분석 중인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이 내놓은 두 번째 책으로 친일 개화파를 다뤘다.
저자는 일본에서 1868년 일어난 메이지(明治) 유신을 접한 뒤 일본을 통해 근대화를 추진했던 무리를 친일 개화파로 규정한다.
그는 중화사상을 거부하고 근대 산업과 제도를 받아들이고자 했던 친일 개화파의 인식이 당시에는 매우 급진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조선은 명에 이어 청을 대국으로 인식했고, 일본은 변방에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친일 개화파의 개혁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다. 친중 위정척사파가 이들의 활동을 저지하고자 했고, 1882년 임오군란 이후에는 명성황후의 친척인 민씨 일가가 집권의 장애물로 등장했다.
저자는 "친일 개화파가 자신들의 이념을 관철하고자 거사를 했을 당시에는 아직도 청이 너무 강했다"며 "갑신정변의 실패로 조선이 자주적으로 근대화의 길을 갈 기회는 사라졌다"고 평가한다.
아산서원. 544쪽. 3만5천원.
▲ 살구 칵테일을 마시는 철학자들 = 사라 베이크웰 지음. 조영 옮김.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부터 카뮈, 하이데거, 메를로 퐁티, 머독 등 실존주의 철학자들의 일대기와 사상을 에세이처럼 엮었다.
철학을 전공한 영국 작가인 저자는 1932∼1933년께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 거리의 바에 모인 보부아르, 사르트르, 레몽 아롱이 살구 칵테일을 마시는 장면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사르트르는 이후 독일 베를린으로 떠났다가 1934년 프랑스로 돌아와 현상학에 대한 독자적 해석을 다듬고,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기상을 관측하는 병사로 근무하면서 보부아르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는 또 1950∼1960년대 인종차별과 성차별, 식민주의에 대항하던 해방운동가를 지원했고, 1964년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했다.
저자는 사르트르를 중심으로 약 30년간 일어난 사건들을 복원한 뒤 "실존주의자들의 사상 자체가 흥미롭기도 하지만, 대단히 흥미로운 것은 사람들"이라고 고백한다.
이론과실천. 648쪽. 3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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