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세계인 마음 얻는 따뜻한 ODA 만들어야"

입력 2017-12-21 18:52
이미경 "세계인 마음 얻는 따뜻한 ODA 만들어야"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정부 대외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이미경 이사장은 21일 "조심스럽게 북구(북유럽) 모델을 지향하면서 세계인의 마음을 얻는 데 중점을 주는 따뜻한 ODA(공적개발원조), 원칙에 맞는 ODA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진행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는 (ODA와 관련해) 인도주의와 인권, 평화의 가치를 중요하게 내세우며 유엔이 정한 기준을 선도해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코이카 개혁 방안과 관련, "기존에 ODA 철학이 있었으나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고, 새마을운동, 녹색성장 등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기조가 바뀌었다"며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Basic)'를 기조 삼아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도 명시돼 있는 ODA의 원칙과 철학을 바로 세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칙으로 돌아가기 위해 외부 위원을 위주로 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외부 위원에게 많은 권한을 주다 보니 더욱 열성적으로 업무에 임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운동가, 5선 국회의원을 거쳐 대외원조를 맡게 된데 대해 이 이사장은 과거 시민운동을 하던 시절 ODA와 인연이 있었다면서 "이화여대 여성단체연합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할 당시 독일 원조기관인 EZE의 도움으로 여성교과과정을 개설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당시 ODA 자금을 지원받고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일련의 활동을 하면서 수원국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협력관계의 발판임을 느꼈다"고 부연했다.

이 이사장은 코이카에서 지난 정권 시절 '새마을운동' 이름을 붙여 추진한 외국 농촌 지원 사업에 대해 "새마을운동이 ODA 농촌개발에 있어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대통령의 관심사에 따라서 한국 ODA의 주류로서 강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청와대에서 새마을운동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챙기다 보니 모든 농촌개발사업이 새마을운동이 돼 버렸다"며 "새마을운동은 의식개조 운동과 연관이 깊은데 이런 부분이 필요한 국가라면 새마을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신기술 기반의 농촌개발이 필요한 곳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코이카가 지난 1년 동안 진통이 컸다"며 "아픔을 딛고 발전과 변화의 계기로 삼아 2018년에는 새로운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협력관계가 넓고 다양하고 지향하는 가치가 평화·인권 등으로 기준이 높다 보니 코이카 이사장의 위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연주하는 사람들과 좋은 화음, 아름다운 심포니를 만들기 위해 협력관계를 잘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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