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1년 새 42% 증가, 빚지고 시작하는 20대 안타깝다

입력 2017-12-21 19:35
[연합시론] 1년 새 42% 증가, 빚지고 시작하는 20대 안타깝다

(서울=연합뉴스) 20대가 대부분인 '30세 미만' 가구주의 부채가 작년보다 42%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전 연령대 가구주의 평균 증가율(4.5%)의 9.3배에 달한다.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옛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30세 미만 가구주의 올해 3월 말 현재 평균 부채는 2천385만 원으로 1년 전의 1천681만 원보다 704만 원(41.9%) 늘어났다. 두 번째로 증가율이 높았던 30대 가구주(16.1%)에 견줘도 2.6배다. 전체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7천22만 원으로 지난해의 6천719만 원보다 303만 원 증가했다.

이 통계를 잡기 시작한 2012년까지 범위를 넓혀도 30세 미만 가구주의 부채는 지난 1년간 유독 많이 늘었다. 가장 증가율이 높았던 1년 전의(12.7%)의 3.3배나 된다. 반면 30대 미만 가구주의 올해 평균 소득은 3천279만 원으로 작년보다 0.4%(13만 원) 증가에 그쳤다. 전체 가구주 평균 소득은 5천10만 원으로 2.6%(128만 원) 늘어났다. 30대 미만 가구주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소득 증가는 미미한 데 거주비와 생활비는 크게 늘었기 때문인 듯하다.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한 가구주가 많았다는 분석도 있다. 2015년부터 불기 시작한 부동산 열풍에 20대 청년 가구주도 대거 뛰어들었다는 얘기다. 부채액만 보면 30세 미만 가구주가 다른 연령대(평균 5천165만~8천533만 원)보다 훨씬 작다. 하지만 소득 수준과 상환능력도 다른 연령대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지난 정부는 무리하게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며 부동산 경기를 띄웠다. 실제로 집값은 작년과 올해 초 급등세를 보였고 전·월세도 덩달아 치솟았다. 그 와중에 많은 20대가 빚을 얻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를 했다고 봐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전·월세를 맞추느라 큰 빚을 진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진짜 어려운 시기는 지금부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집값이 많이 오르기는 어렵겠지만, 금리 상승기를 맞아 20대 가구주의 빚 부담은 급격히 가중될 수밖에 없다. 내년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부채를 줄이고 가계를 긴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달 발표된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을 잘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향후 5년간 총 100만 호의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주택을 공급한다고 하니 꼼꼼히 살펴보면 주거비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본격적인 경제활동을 시작하지도 않은 20대가 큰 빚을 떠안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정부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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