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 피할 방법은?…김진명 신작 '미중전쟁'

입력 2017-12-21 17:40
한반도 전쟁 피할 방법은?…김진명 신작 '미중전쟁'

중국과의 전쟁 위해 북한 타격하려는 미국의 시나리오 그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싸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각축과 음모를 소설로 그린 김진명 작가가 최근의 정세를 반영한 신작 '미중전쟁 1·2'(쌤앤파커스)를 내놨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국을 둘러싼 나라들의 집권 세력이 각자의 경제적 이익, 정권 유지를 위해 전쟁을 준비하는 가운데, 우리가 전쟁을 피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짜야 할지 모색하는 과정이 이 소설의 큰 줄기다.

김진명 작가는 '작가의 말'에 집필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나는 25년 전 한반도의 핵 개발을 소재로 작품을 발표했던 작가로서, 작금의 이 벼랑 끝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깊고 아프게 고뇌했다. 어떻게 해야 미·중·러·일의 이해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이 한반도에서, 위기의 씨줄과 날줄을 넘나들며 끊임없는 공포를 조장하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리하여 나는 이 책 '미중전쟁'을 쓰게 되었다."

그는 또 "문제는 우리가 분명한 시각이나 태도를 취하지 않고 그저 눈치만 본다는 사실"이라며 "우리는 감연히 몸을 드러내고 대한민국의 원칙과 입장이 어떤 것인지 천명하고, 이 노선으로 국내의 보수도 진보도, 미국도 중국도 북한도 모두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설의 이야기는 한국의 육사 출신으로 워싱턴 세계은행 본부에서 특별조사요원으로 일하는 변호사 김인철이 초단기 투기자본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빈으로 급파되면서 시작된다. 그가 비밀리에 자금세탁 관련 조사를 진행하는 사이 조력자가 돼주기로 한 펀드매니저가 의문의 전화를 받고 자살한다. 그를 자살로 내몬 배후를 쫓던 인철은 괴한들의 습격을 받는다.

추적 끝에 정체가 드러난 검은돈은 미국의 셰일 석유에 투자하는 러시아 자금이다. 인철은 이 돈의 진짜 주인이 푸틴이라는 사실과 미국과 러시아 정상 간에 은밀한 뒷거래가 있음을 알게 된다.

한편 북한은 풍계리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감행하고 트럼프는 이에 맞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초토화할 전쟁 블록버스터를 계획한다. 트럼프가 진짜 노리는 것은 김정은과 북핵만이 아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중국을 전쟁에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를 막후에서 조종하는 세력은 미국을 움직이는 숨은 실세인 8대 가문의 수장들이다. 이들은 중국이 경제 대국이 되고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면 미국 달러가 대폭락하고 미국이 몰락할 것을 걱정한다.

트럼프는 실전 48시간을 앞두고 백악관 워룸에서 전쟁 시뮬레이션을 감행하고, 인철은 극비인 이 정보를 특수한 경로를 통해 입수하고 청와대에 알린다. 청와대에서는 주요 각료들을 소집해 전쟁을 막을 방법을 궁리하지만, 딱히 해법이 보이지 않아 애만 태운다. 이에 인철은 푸틴이 전쟁 반대에 나서게 할 숨은 카드를 꺼내 청와대의 특사 편에 보내고, 트럼프를 설득할 묘안도 짜낸다. 미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대신 북한의 노동력과 시장을 활용해 무역 적자를 해결하자는 안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는 미국이 전쟁 시뮬레이션을 시작했음을 알리고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한다.

소설은 결국 이런 전략으로 트럼프가 전쟁 계획을 중단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허구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눈여겨볼 만한 대목도 있어 보인다.

1권 280쪽·2권 296쪽. 각 권 1만3천800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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