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대전중 침몰한 호주 첫 잠수함 잔해 103년 만에 발견

입력 2017-12-21 16:06
1차대전중 침몰한 호주 첫 잠수함 잔해 103년 만에 발견

외신들 "호주의 가장 오래된 군사 미스터리 풀렸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 남태평양의 파푸아뉴기니 해안에서 연합군 승조원 35명을 태우고 실종됐던 호주 잠수함이 103년여 만에 발견됐다.

AP, AFP 통신 등은 21일 파푸아뉴기니 동부 뉴브리튼 섬 인근 바다 밑 300m 지점에서 호주 잠수함 AEI의 잔해가 발견됐다며 호주의 가장 오래된 군사 미스터리가 풀렸다고 보도했다.





머리스 페인 호주 국방장관은 이날 "잠수함을 발견한 후 숨진 장병을 기리는 기념행사를 열었다"면서 "호주는 파푸아뉴기니 정부와 그 지역을 보존하고 기념비를 건립하는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인 장관은 또 "이것은 호주 해군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견"이라며 "희생자 유족에게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1914년 2월 영국 포츠머스 해군기지에서 진수한 E 클래스 잠수함인 AEI는 같은 해 5월 호주 시드니에 도착한 뒤 당시 독일 식민지였던 뉴기니를 탈환하는 작전에 참여했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장병 35명을 태운 AEI는 같은 해 9월 14일 오후 2시 30분께 뉴브리튼 섬 인근 바다에서 호주 선박과 마지막 교신을 하고 실종됐다.



1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첫 잠수함 손실이자 호주 해군의 첫 전투 손실이었다.

수십 년간 12차례나 이 잠수함을 찾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하지만 지난주 13번째로 수색작업을 시작한 독일 탐사선이 극적으로 발견했다.

팀 바렛 호주 해군 참모총장은 "잠수함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는 특수 카메라와 원격 조정 장비, 자력계 등 광범위한 기술을 동원됐다"고 전했다.

아직 잠수함의 침몰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섬마을 주민들은 "괴물이나 피문어가 나타났다가 갑자기 물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봤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침몰 후 잔해, 기름, 시신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AEI는 암초에 부딪히는 바람에 기밀실(氣密室)에 구멍이 나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AEI가 침몰할 당시 주변 해역에 있던 독일 선박도 소규모 탐사선 1척뿐이어서 적의 공격을 받아 침몰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