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에 한복은 기성복의 대안…다양한 색·편안함이 특징"
국립민속박물관 학술지 '민속학연구'서 주도경 씨 주장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경복궁과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고운 색상의 한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는 것이 어느덧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전통적인 의복인 한복의 인기가 갑자기 높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 인류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주도경 씨는 국립민속박물관이 21일 펴낸 학술지 '민속학연구' 제41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한복은 코스프레 의상처럼 특별함을 부여해 주면서도 기성복처럼 일상에서 착용할 수 있는 옷이라고 주장했다.
주 씨는 20∼40대 젊은이를 중심으로 5천여 명이 가입된 한복 입기 온라인 동호회 회원을 대상으로 참여관찰, 심층면접을 진행해 한복이 현대 기성복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옷 입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에게 한복은 대안적인 의복"이라며 "한복은 현대 패션과 반대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고 강조했다.
주 씨는 현대 기성복과 대비되는 한복의 여러 속성 가운데 다양한 색상이 가장 두드러진 요소라고 밝혔다.
주 씨는 "한복에는 상대적으로 명도와 채도가 높은 색이 사용된다"며 "기성복 색상은 검은색, 회색, 갈색 등 어두운 색이 주를 이루지만, 한복은 화려하고 튀는 색이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몸매를 드러내기 위해 몸에 달라붙는 옷이 많은 기성복과 달리 한복은 입었을 때 편안한 느낌을 주고, 몸의 변화에 따라 매듭을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 씨는 "한복은 유행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변화 속도도 느리다. 한복은 나이가 들어서도 입을 수 있고, 대대로 물려줄 수도 있다"며 지속성을 한복의 또 다른 특징으로 꼽았다.
그는 "동호회 회원들에게 한복은 전통의 상징이라기보다 실제 생활에서 입는 옷"이라며 "이들에게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거창한 목표의식은 없지만, 젊은이들이 일상적인 실천을 통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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