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원희룡 제주지사 "어떤 변수가 정치지형 바꿀지 모른다"
"정치서 6개월은 까마득한 미래…외풍에 좌고우면 않고 도정 전념"
"영리병원, 공공성 지키며 방향 곧 정리…강정마을 사면복권 협의"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5일 "어떤 변수가 나타나 정치지형을 바꿀지 모르는 상황에서 외풍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연합뉴스와 신년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지난해와 올해 몇 달 사이에 탄핵과 대선이라는 현실정치를 경험했다"며 "정치는 현실이며 세력이 받쳐주지 않는 현실정치는 힘들기 때문에 단순히 유·불리만 따져 결정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최초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와 관련해서는 의료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큰 틀의 방향을 곧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원 지사와 문답.
-- 정치지형이 지난 지방선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어떻게 준비하나.
▲ 아직 출전선수도 정해지지 않은 정중동 상황이다. 지난해 몇 달 사이에 탄핵과 대선이라는 현실정치도 경험했다. 어떤 변수가 나타나 정치지형을 바꿀지 모른다. 정치에 있어 6개월은 까마득한 미래다. 외풍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도정에 전념하겠다. 정치는 현실이며, 세력이 받쳐주지 않는 현실정치는 힘들다. 외연 확장이 필요하지만, 단순히 유·불리만 따져 결정하지는 않겠다.
건강하고 합리적인 보수정치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게 우선이지만, 국민이 원하고, 제주도민이 원하는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역할을 고민하겠다. 그 과정에서 바른정당 소속 도의원과 도당 지도부 등 당원, 그리고 제주의 미래를 위해 기대하는 분들의 뜻을 최대한 녹이며 가겠다.
--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중점 추진할 정책은.
▲ 현재 도정 목표인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 청정과 공존이라는 핵심가치는 적어도 100년의 생명력을 가진 비전이다. 다음에는 행복한 삶을 위한 교통·주거 등 공간 인프라 혁신, 도민생활과 밀접한 쓰레기와 상하수도 등 환경 인프라 혁신, 난개발 방지와 에너지 자립 및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등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미래 인프라 혁신에 치중하고 싶다.
대중교통과 주거, 쓰레기 문제는 앞으로 3∼4년 안에 완전히 매듭지을 수 있다. 그리고 국정과제에 반영된 제주특별자치도 분권 모델 완성, 4·3의 완전한 해결, 도민사회 대통합을 위한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 문제도 매듭을 짓고 싶다.
-- 광역단체장으로 첫 임기 중 잘한 정책을 꼽는다면.
▲ 성장과 분배가 겉도는 낡은 경제구조, 특권과 반칙이 용인되는 관행을 청산하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청정과 공존이라는 핵심가치를 도민과 함께 만들고, 난개발을 막기 위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환경보전 중심의 정책을 펴고 있다. 도민 통합을 저해하는 연고주의와 정경유착, 공무원 줄 세우기가 사라졌다. 보행자 중심의 대중교통체계 개편,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주형 공공임대주택 2만 세대 공급, 자원순환형 생태계 조성을 위한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도입 등 혁신과 변화의 바람이 제주를 바꾸고 있다. 제주의 미래를 위한 준비도 착실히 했다.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는 세계가 주목하는 모델이다. 스마트 관광 섬, 그린빅뱅과 스마트한 교통, 에너지 신산업 생태계를 통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도민의 오랜 염원이던 제2공항과 제주신항 건설을 확정시켜 제주의 새로운 실크로드를 확보했다.
--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는 어떻게.
▲ 밀어붙여서 될 성격이 아니다. 녹지국제병원 개설은 중국과 한국 정부 간 신뢰, 국가 비전과의 연결성, 공공의료체계 붕괴에 대한 우려들이 거미줄처럼 맞물려 있는 문제다. 만약 허가된다면 국내 첫 사례다. 정부와의 협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재심의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며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의료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큰 틀의 방향을 곧 정리하겠다.
-- 제주해군기지 관련 구상권이 철회됐다. 마을 공동체 회복 대책은.
▲ 정부의 구상권 청구 철회 결정으로 큰 산을 넘었다.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사면복권이 시급하다. 정부 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 정부 중기재정계획에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 및 지역발전사업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 측과 협의해 나가겠다. 이미 강정 공동체 회복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마을회와 협의해서 지원위원회 구성을 구체화하고, 후속 사업을 발굴하겠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과 강정의 미래를 위해 주민과 정부, 제주도 등이 참여하는 공식 대화 협의체가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사업은 주민들이 마련한 사업부터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 차원에서 약속한 사업비가 1조원을 넘는 데 주민 동의 문제로 표류했다. 강정마을을 중심에 두고 이 사업들이 정상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 제2공항 개발 예정지 주민 반대가 계속되고 있다. 대책은.
▲ 2025년 개항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사전타당성 재조사와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분리해서 각각 다른 기관에 동시에 발주할 예정이다. 2019년 제2공항 개발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2020년부터 설계와 보상·착공 등을 복합적으로 진행하면 공사 기간 문제는 해소할 수 있다.
제2공항 주변 지역 발전 기본계획도 공항건설 계획과 보조를 맞춰 추진하고 있다. 제주라는 공동체 전체의 관점에서 제2공항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소통하겠다. 해당 주민들에게 실질적 보상과 지원, 지속 가능한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 중단된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 해결책은.
▲ 현재 항소가 진행 중이다. 가능한 한 최악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1심 판결대로 하면 사업 파행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토지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행정, 주민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기구를 구성해 사업을 정상화하거나 새롭게 보완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협의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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