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하수 높이 관측 이래 최저…'물 부족 섬' 전조?

입력 2017-12-21 11:59
제주 지하수 높이 관측 이래 최저…'물 부족 섬' 전조?

한라산 강수량 작년 절반 수준 가장 큰 요인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도의 생명수인 지하수의 높이가 관측 이래 최저로 낮아져 철저한 물 관리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는 도 전역에 있는 68개소의 지하수 기준수위 관측정의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주일 동안 평균 수위가 관측 개시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는 평균 3.3m 낮았다. 최대 11.59m 낮은 관측정도 나왔다.

실시간 관측을 시작한 2003년 이래 평년 같은 시기보다는 평균 3.58m 낮았다. 최대 30.33m 낮게 형성된 곳도 확인됐다.

다만 지하수 취수량을 제한하거나 일시적으로 이용을 중지하는 등의 조처를 하는 기준이 되는 기준수위 2단계와 비교하면 관측정별로 0.24∼14.54m, 평균 2.35m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북부유역의 경우 기준수위 관측정 21개소 중 5개소가, 서제주 유역의 경우 기준수위 관측정 3개소 중 2개소가 각각 기준수위보다 낮았다.

이처럼 지하수위가 낮아진 가장 큰 요인은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주요 지하수 함양지역인 한라산 고지대의 누적 강수량이 전년 대비 52%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한라산 아래 지역에의 누적 강수량도 전년 대비 71%, 평년대비 77% 수준에 머물렀다.

겨울철 강수량이 많지 않으므로 지하수위 하강 현상을 봄장마가 시작되는 내년 4∼5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도는 가뭄 현상이 장기화하면 지하수위 하강으로 해안 저지대의 지하수 함양지역에 해수가 침투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지하수위 변화 및 수질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장기 가뭄에 대비해 물 소비절약 캠페인도 시작했다. 도민에게는 유한 자원인 청정 지하수의 보전·관리와 절약에 도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도는 68개소의 관측정을 3∼5개소씩 묶어 16개 유역으로 나눠 관측하고 있다.

이어 지하수 관리 조례를 통해 유역별 기준수위 관측정의 2분의 1 이상에서 일평균 지하수위가 7일 이상 연속해 2단계 기준수위 이하로 내려가면 해당 유역 지하수 개발·이용자에 대해 허가량의 20%를 감량해 취수하도록 조치한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2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지하수위가 3단계 기준수위 이하로 내려가면 취수량을 30% 감량한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한국을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2050 환경전망'에서는 한국이 OECD 국가 중 물 부족이 가장 심각한 나라가 될 것으로 예고했다.

실질적으로는 현재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는 아니지만,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강수량 감소 등을 고려하면 물 부족 국가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런 점에서 올해 제주도의 강수량 감소는 '물 부족 섬'의 전조일 수도 있다고 보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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