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적 인종차별' 주장 사회운동가 해임에 프랑스 '시끌'
정부, 디지털 전략 자문기구 위원 성향 문제 삼아 해임
'다양성 존중' 논란 이어지며 위원장 및 다른 위원 줄사퇴로 번져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프랑스 사회의 '제도적 인종차별(Institutional racism)'을 지적한 한 여성주의 사회운동가가 정부 자문기구에서 해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가 디지털위원회(CNNum) 위원 중 한 명인 로카야 디알로(Rokhaya Diallo·39)를 내보내자 다른 위원들과 위원장의 사퇴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위원회는 중도주의 성향의 마크롱 정부가 포괄적인 디지털 전략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구성한 자문기구로 30명의 디지털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사태는 극우 평론가들이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위원 중 한 명인 디알로의 성향을 문제 삼으면서 불거졌다.
여성주의자이자 인종차별 반대운동을 펼쳐온 디알로는 그동안 프랑스의 제도적 인종차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제도적 인종차별이란 각종 사회서비스 접근을 포함해 제도와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인종차별을 뜻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아랍인이나 흑인 젊은이들은 백인보다 훨씬 빈번하게 경찰로부터 신분확인 요구를 받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프랑스 정부가 이러한 제도적 인종차별 주장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장-미셸 블랑케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한 교원노조가 교육시스템 관련 워크숍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자 소송을 걸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극우 평론가들에 이어 중도우파인 공화당은 물론 일부 좌파 사회주의자들까지 디알로의 발언을 이유로 위원 선임을 문제 삼자 결국 프랑스 정부는 백기를 들고 디알로 선임을 철회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프랑스 일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자문기구의 수장과 다른 위원들의 줄사퇴로 이어졌다.
스타트업 기업인이자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마리 에클랑은 지난 화요일 사퇴를 발표하면서 "이번 논란은 우리 프랑스인이 자신과 다른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가 서로 다른 생각에 대해 조용히 논쟁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디알로는 "민주주의적 논쟁의 필요성과 모든 의견이 경청돼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많은 이들이 저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저 역시 프랑스 사회의 일원이다. 여러분들이 동조하든 그렇지 않든 제 의견 자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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