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광둥서 마약사범 공개사형 선고…"문혁시대 회귀하나"

입력 2017-12-21 10:50
中광둥서 마약사범 공개사형 선고…"문혁시대 회귀하나"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문화대혁명 시절에나 볼 듯한 마약사범 공개재판과 조리 돌리기 행사가 열렸다.

21일 중국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광둥성 루펑(陸豊)시 인민법원은 16일 현지 체육관에서 공개 재판대회를 열고 라이무룽(賴木龍) 등 12명의 피고를 한명씩 차량에 태워 조리 돌리기를 한 다음 이중 10명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살인, 강도를 저지른 범죄자도 포함돼 있으나 상당수가 마약 관련 사범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장에는 수천명의 일반인들이 방청객으로 참여했으며 사형이 선고된 이들은 대회 종료 직후 형장으로 이동해 사형이 집행됐다.

영국 BBC 중문판은 이 같은 공개재판이 현대 중국에서는 거의 사라졌다가 최근 광둥성의 남부 연해지구에서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루펑시는 지난 6월에도 피고 18명에 대한 공개재판에서 8명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고 즉각 사형을 집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과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제앰네스티(AI) 윌리엄 니 연구원은 트위터에 "중국 당국이 다시 인명 존엄성을 경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도 공개 모욕을 주는 형태의 이번 재판은 문화대혁명 시대의 인민재판을 연상시킨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공개재판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루펑시의 상황을 고려하면 필요한 일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달았다.

산웨이(汕尾)시 관할의 현급 도시인 루펑시는 향정신성의약품 케타민이나 암페타민 등을 제조 밀수하는 '마약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강력한 마약단속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부터 루펑시 법원은 모두 244건, 286명의 마약사범을 판결 처리했으며 이중 5년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107명에 이른다.

중국 국가마약방지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내에서 케타민, 암페타민 등을 비롯한 합성마약 단속량이 전년보다 106% 증가했다. 지난 1∼10월 광둥지역에서 적발된 마약사건은 1만3천건으로 압수된 마약만 10.4t에 이른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