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반통합파, 전당원투표 보이콧·전대 무산 '실력행사'
단계별 대응책 마련…"안철수, 통합하려면 당 나가서 하라"
"전대가 종점…합당안 의결되면 우리가 당 나가야"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설승은 기자 =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통합반대파는 21일 전(全)당원투표 보이콧과 전당대회 무산을 위한 실력 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안철수 대표가 전날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 여론을 확인하기 위한 전당원투표를 거친 뒤 찬성 여론이 높으면 전당대회에서 바른정당과 합당 의결을 추진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하자 곧바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우선 통합반대파는 이날 오후 당무위 의결사항으로 올라가 있는 전당원투표 실시 안건 처리 단계부터 반대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통합반대파인 최경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합당 문제는 당무위가 아닌 전당대회 권한인 만큼 당무위에서 합당과 관련된 의결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반대파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찬성하는 당무위원이 다수를 차지해 전당원투표 실시 안건이 처리될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전당원투표 보이콧을 통해 투표 무산에 힘을 쏟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정동영 천정배 유성엽 의원 등 통합반대파 의원들은 전날 국회에서 원외위원장 30여명과 긴급회동을 하고 전당원투표를 '보수야합 투표, 당원기만 투표'라고 규정하고 보이콧운동을 벌이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 측은 이날 당무위에서 전당원투표 안건이 처리되면 오는 27~30일 투표를 거친 뒤 31일 결과를 발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통합반대파 한 의원은 "전당원투표에 반대표를 적극적으로 던져 부결시키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투표의 정당성이 없음을 부각하려면 보이콧이 맞는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통합반대파는 추가로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전날 의원총회에 안 대표가 불참한 만큼 의총을 다시 개최해 안 대표 불신임 총의를 재확인하고 당내 분란을 일으킨 데 대한 안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합반대파는 안 대표가 전당원투표에서 통합 찬성 의견이 높게 나오면 전대를 통해 합당 의결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향후 전대 무산을 위한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박지원 전 대표는 TBS 라디오에 나와 "전당대회를 소집하는 절차, 진행에서 그렇게 용이하게는 안 된다"며 "전당대회는 절대 열 수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통합반대파는 전당대회에서 바른정당과의 합당 의결이 통과될지가 당의 존폐나 분당의 최대 갈림길이 될 것으로 판단해 전대 불가론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논란의 종점은 전당대회"라며 "전대에서 합당이 결의되면 우리(통합반대파)가 당을 나가야 하지만 전대가 무산되면 안 대표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동교동계도 22일 권노갑 정대철 상임고문 주재로 고문단 오찬 회동을 소집하는 등 통합 반대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동교동계 한 인사는 "전당대회가 아니라 전당원투표를 통해 여론몰이로 합당을 추진하는 것은 당헌·당규에 맞지 않는다"며 "정 통합을 하려면 안 대표가 자기 세력을 모아 당을 나가서 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반대파는 통합 찬성파의 김관영, 반대파의 조배숙, 중립계의 황주홍 의원으로 구성된 '3인 모임'에서 별도 협의가 진행되는 만큼 대승적 중재안이 도출될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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