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산불피해 주민들, 전력회사 상대로 소송

입력 2017-12-21 10:33
美 캘리포니아 산불피해 주민들, 전력회사 상대로 소송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 재난 역사상 최악의 화재 중 하나로 기록될 '토머스 산불'로 피해를 본 벤투라 카운티 주민들이 시(市) 당국과 전력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민들은 서던캘리포니아에디슨(SCE) 등 전력회사 두 곳이 이번 산불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벤투라 카운티 법원에 낸 소장에서 "샌타폴라 벤투라 랜치에서 지난 4일 발화한 토머스 산불의 원인은 SCE 직원들이 부주의한 방법으로 공사하면서 전선 등에서 튀긴 불꽃이 바짝 마른 수풀에 옮겨붙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벤투라 지역에는 지난 2월 이후 10개월 동안 비 다운 비가 한 번도 내리지 않았고 습도가 5% 미만에 머물러 극도로 건조한 상태였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과거에도 전력회사가 산불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피해 배상을 한 적이 있었다.

지난 2007년 말리부 캐년 산불 당시 SCE는 3천7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주민들은 또 시 당국과 상수원 관리회사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었다.

산불을 진화할 소화전 관리를 부실하게 해 정상적인 진화 작업을 하지 못함으로써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이다.

토머스 산불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로스앤젤레스 서부 부촌 벨에어에서 발생한 스커볼 산불의 원인은 인근 노숙촌에서 불법 취사를 하다 실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3주째 번지고 있는 토머스 산불은 지금까지 27만2천 에이커(1천100㎢)를 태웠다. 서울시 면적(605㎢)의 1.8배에 달한다.

이 불은 캘리포니아 재난 역사상 역대 2번째로 큰 화재로 기록됐으며, 2003년 세다 산불의 피해 면적을 곧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가옥 1천여 채가 전소하고 1만8천여 채가 부분적으로 불에 탔다.

현재 진화율은 60%로 소방당국은 다음 달 10일까지 완전 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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