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름 때문에 완도 자원…정년까지 지킬 것" 김완도 순경
"할아버지가 완도에서 큰일 할 아이라는 뜻의 완도란 이름 지어와"
"정년 때까지 완도경찰서를 지키며 주민 안전·재산 지킬 터"
(완도=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이름 때문에 숙명적으로 완도경찰서를 자원했습니다. 정년 때까지 완도경찰서를 지킬 것입니다."
전남 완도경찰서에 근무하는 김완도(27) 순경은 할아버지가 작명소에서 지은 이름 덕분에 완도경찰서에 근무하고 있다.
김 순경은 2015년 중앙경찰학교에서 8개월간 교육을 마치고 젊은 경찰관들이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섬마을' 완도경찰서를 선택했다.
김 순경은 24일 "작명가가 완도에서 큰일을 할 아이라고 제 이름을 '김완도'로 지어줬어요. 제가 완도경찰서에 근무하면 이름값을 톡톡히 할 것 같아 사명감을 가지고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청소년계 학교전담경찰관으로 근무하는 김 순경은 거의 매일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예방 교육을 한다.
완도군내 초중고 39개 학교(학생 4천900명)를 모두 방문하는 것이 목표다.
지역 노인들이 "이름이 정감 간다"며 법률 강의를 요청해 오기도 한다.
고향이 광주인 김 순경은 "완도가 객지여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름 때문에 주민들이 살갑게 대해준다"며 "주민들과 소통이 잘돼서 좋다"고 말했다.
특히 영문 이름이 '완도 김'이어서 완도 특산품을 연상시킨다.
이름 때문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다고 한다.
지구대 근무할 때 소란을 피우는 취객들에게 "제 이름이 김완도 입니다. 완도분이 이러시면 안 되죠"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충고'하면 더는 행패를 부리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또한, 학부모들로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김완도 순경을 믿는다"는 칭찬도 자주 듣는다고 한다.
미혼인 김 순경은 "결혼해 완도에서 같이 살기 바라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며 "정년 때까지 완도경찰서를 지키면서 주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고 완도를 홍보하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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