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탕탕" 함정으로 돌진하자 총탄…긴박했던 中어선 퇴치 작전
(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중국어선과 충돌 위협 상황, 12게이지(스펀지탄) 발사 준비 중에 있습니다."
구름이 짙게 낀 지난 19일 새벽, 전남 신안군 가거도 북서쪽 53해리(약 98km·우리 EEZ 내 1해리) 해상에 붉은 깃발을 단 중국어선 44척이 무리 지어 나타났다.
무허가 중국어선들은 시야가 좋지 않고 파도의 높이도 4m에 이르는 이른바 기상이 악화된 틈을 타 선단을 이뤄 남하해 쌍끌이 불법조업을 한다.
일대 해역을 정찰하던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3009함(3천t급)과 1010(1천t급)함, 1508(1천500t급)함은 칠흙같은 어둠 속 파란 불빛들을 향해 서치라이트를 켜고 경고 방송을 통해 퇴거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중국 어선들은 해가 뜰 때까지 서로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기를 반복하며 우리 해역을 맴돌았다.
해경은 군산해경 소속 3013함(3천t급)과 헬기 등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퇴거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오전 9시 12분께부터 1508함을 향해 중국어선들이 근접하기 시작했고 이 중 4척이 1508함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해경이 정선·이동 명령을 하고 수차례 경적을 울렸지만 중국어선들은 2분여 만에 불과 10m 거리까지 접근했고 그중 한 척은 5m 안쪽까지 돌진해왔다.
해경은 9시 15분께부터 비살상용 무기인 12게이지 48발을 발사했고 10분 뒤부터는 선수 쪽에서도 다가오는 중국어선들을 향해 기관총과 소총을 발사했다.
3009함 등 다른 경비함정들도 흩어진 중국 어선들이 불법 조업을 하지 않고 우리 EEZ 밖으로 벗어나도록 유도했다.
어선들은 해경의 사격에도 산발적으로 흩어졌다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1508함 소속 해경 대원들은 개인화기인 K2 소총 21발과 M-60 기관총 180발을 추가로 발사했고 발포 5시간 반만인 이날 오후 2시 43분께서야 중국어선들은 우리 EEZ에서 완전히 달아났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서해해경은 지난 2월 16일과 지난 4일에도 중국어선 선단의 나포 어선 탈취를 막기 위해 공용화기를 발사했다.
areu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