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강화"…삼성전자, '반도체 다운턴' 선제대응 추진
글로벌 전략회의 마무리…파운드리·시스템 LSI 사업확대 등 논의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삼성전자가 내년 반도체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른바 '메모리 초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파운드리 및 시스템 LSI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모바일과 가전 부문에서는 프리미엄급 '전략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해외 경쟁업체들의 추격에 대응하기로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3~15일 소비자가전(CE)·IT모바일(IM) 사업부 등 완제품 부문에 이어 18일부터 이날까지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 등 부품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를 잇따라 열고 이런 방침을 정했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차례 열리는 삼성전자의 대표적 경영전략 회의로, 업황에 대한 평가와 함께 미래먹거리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최대 규모의 '브레인스토밍' 행사다.
특히 이번 회의는 최근 각 부문장으로 취임한 김기남(DS)·김현석(CE)·고동진(IM) 대표이사가 처음으로 주재하면서 내년 사업 비전을 내놓으며 개발부문 책임자,해외법인장 등과 치열한 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 상반기에 이틀간(6월 26~27일), 작년 하반기에 사흘간(12월 19~21일) 열렸던 것과 비교하면 회의 기간도 훨씬 길어졌고 시점도 빨라져 '총수 공백 장기화'로 사실상 비상경영체제가 이어지는 상황을 감안해 일찌감치 내년 사업전략을 내놔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특히 올해 사상최고 실적의 토대가 됐던 반도체 사업의 경우 업계 일각에서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다운턴(하강 국면)'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데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아직 대만 업체 등에 뒤처지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시스템LSI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오늘 발표한 세계최초의 2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도 메모리 부분의 '초격차'를 재확인한 것"이라면서 "비메모리 사업에서도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CE 부문은 다음 달 초 예정된 세계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 준비 상황 및 스마트홈·스마트시티 관련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연계 제품 개발 계획이, IM 부문은 내년 초 갤럭시 S9 출시와 마케팅 전략이 각각 토론 주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E 부문에서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정체 상태인 TV시장의 회복을 주도하기 위해 80인치 이상의 대형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에 주력하기로 했다.
복수의 회사 관계자는 "총수 부재 상황으로 인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중장기적인 경쟁력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시장환경 변화와 4차 산업혁명 흐름 등을 진단하면서 리스크와 기회를 점검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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