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받은 반핵단체 "한국도 핵무기금지조약 가입 희망"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강연…"핵무기 보유 자체만으로 오명"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핵무기는 인류를 무차별적으로 대학살할 수 있는, 그저 비도덕적이고 무자비한 수단일 뿐이다. 핵무기 보유는 자랑스러워할 일이 아니라 부끄러워해야 하는 오명이다."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아시아태평양 담당 팀 라이트 이사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선플재단이 주관한 평화메시지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국제 비정부기구(NGO) 연합체 ICAN은 2007년 호주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해 올해 7월 유엔 총회에서 핵무기 금지조약이 채택되는 데 공을 세웠다. 채택 당시 193개 유엔 회원국 중 122개국이 서명했다.
라이트 이사는 "국제사회가 특정 유형의 무기를 불법이라고 천명하는 순간 적법성이 상실되고 해당 무기를 생산하기 위해 자원을 동원하는 것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폐기가 빨라질 수 있다"며 핵무기 금지조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무기 금지조약은 핵무기를 제조, 소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맹국에 핵우산을 제공한다는 주장하는 것조차 불법으로 천명했다"며 "한국과 북한도 이 조약의 가입국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라이트 이사는 '잘못된 무기를 관리할 수 있는 주체는 이 세상에 없다'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것이야말로 핵무기 금지조약을 관통하는 중요한 원칙이라고 소개했다.
라이트 이사는 "핵무기 금지조약으로 국제법상의 허점을 어느 정도 보완했다"고 평가하면서도 "ICAN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는 것은 여전히 우리가 핵전쟁의 위험 속에 살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1985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의 틸먼 러프 공동대표는 이에 앞선 강연에서 "냉전 시기보다 지금이 핵무기의 위협수준이 더 높다"며 조속한 핵무기 폐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라이트 이사와 러프 대표는 전날 강원 고성군 통일 전망대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 기원 평화선언문을 발표하고, 충북 청주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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