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미생물로 차세대 친환경 수소에너지 개발한다

입력 2017-12-20 11:00
바닷속 미생물로 차세대 친환경 수소에너지 개발한다

해수부, 친환경 바이오수소 생산기술 상용화 연구 착수

(세종=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바닷속 해양 미생물이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을 책임질 차세대 수소에너지원으로 개발된다.

해양수산부는 향후 3년간 약 120억 원을 투입해 발전소 부생가스(철강 등 제품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가스)와 해양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 바이오수소(물·유기물 등을 원료로 미생물을 이용해 생산한 수소) 생산기술 상용화 연구에 착수한다고 20일 밝혔다.

플랜트 설계 전문 기업인 ㈜경동엔지니어링이 상용화 연구를 주관한다. 고등기술연구원, ㈜제일엔지니어링,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협동기관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연구기간 바이오수소 생산을 위한 데모 플랜트 구축, 대량생산 실증, 경제성 분석·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최근 세계 각국은 화석연료 고갈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파리기후협약 등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강화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수소는 연소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발전효율이 높아 대체 에너지원으로서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며,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보급 확대 등으로 수요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생산되는 수소(국내 연간 생산량 191만t, 거래량 26만t)의 96% 이상은 화석연료에서 얻고 있는 만큼, 신재생 자원을 활용한 수소 생산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해수부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함께 2009년부터 해양미생물을 이용해 바이오수소를 생산하는 원천기술 개발을 추진한 결과 KIOST의 강성균·이정현 박사팀이 2010년 'NA1'이라는 해양미생물을 촉매로 활용해 일산화탄소와 해수를 원료로 수소를 만들어내는 작용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제철소 부생가스를 활용한 수소 생산에 성공했고, 수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NA1 개량에도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해수부는 지금까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해양바이오 수소 생산기술 상용화를 위해 기존 파일럿 플랜트의 약 100배 규모에 달하는 데모 플랜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구축될 데모 플랜트는 충남 태안에 있는 한국서부발전의 석탄가스화 복합화력 실증 플랜트(IGCC)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합성가스를 원료로 이용하며, 한국서부발전으로부터 플랜트 구축을 위한 부지와 합성가스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연구로 2019년 데모 플랜트가 구축되면 연간 480t가량의 수소를 1kg당 약 3천700원의 단가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량 1대당 연간 1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480t은 수소차 4천800대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화석연료 기반 수소 공급단가가 kg당 2천200∼4천500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도 적당한 편이다.

해수부는 이 기술을 활용해 연간 5천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상용 플랜트 8기가 구축된다면, 우리나라 연간 수소 거래량인 약 26만t의 약 15%인 4만t을해양 바이오수소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용석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해양생물자원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이 기술이 상용화돼 경제성까지 확보된다면, 향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양생물자원을 활용한 에너지와 신소재 개발을 적극 지원해 해양바이오 산업을 혁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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