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21%' 美감세법안 상원 통과…31년만 최대 감세(종합2보)
20일 하원 재표결 후 트럼프 서명으로 완결…"트럼프·공화당 첫 승리"
트럼프 "역사상 가장 큰 감세와 개혁" 트위터에 자축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법인세 대폭 인하 등 향후 10년간 1조5천억 달러(약 1천630조원) 감세를 골자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세제개편 법안이 20일(현지시간) 사실상 미국 의회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전날 하원을 통과한 감세법안은 이날 상원에서도 찬성 51표, 반대 48표로 통과됐다.
상원 100석 가운데 52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에서는 현재 뇌종양 치료차 병원에 입원 중인 존 매케인 의원이 표결에 불참했지만 나머지 51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모두 반대표를 행사했다.
공화당이 최종적으로 확정한 세제개편안은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을 39.6%에서 37%로 내리는 내용을 담았다.
감세 효과는 향후 10년간 1조5천억달러(1천630조원)으로 추정된다.
앞서 하원은 19일 일찌감치 전체회의를 열어 찬성 227표 대 반대 203표로 세제개편안을 처리, 상원으로 넘겼다.
그러나 이후 버니 샌더스(버몬트)와 론 와이든(오리건) 민주당 상원의원은 세제개편안 중 3개 조항이 상원의 '버드 룰(Byrd Rule)'을 위반했다며 이의를 제기, 상원에서는 위반 조항을 삭제한 법안으로 표결이 이뤄졌다.
버드 룰은 국가 재정의 적자를 늘릴 수 있는 법안의 경우 그 적용 시한을 최장 10년으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상원은 버드 룰 위반 논란이 인 문제 조항을 조정한 뒤 19일 밤 12시 가까운 시각에 표결에 들어가 20일 자정을 넘겨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하원은 20일 오전 중 수정된 법안에 대해 재표결을 해 법안을 최종 통과시킬 예정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감세 및 일자리 법안'의 상원 통과를 선언하자 공화당 의원들은 환호했고, 지켜보던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도 손을 마주치며 축하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 의회는 역사적 기회의 문앞에 서 있다"며 "워싱턴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 중산층 미국인의 주머니로 돌려주는 게 우리가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법안을 '부자 감세'라고 강하게 비판해 온 민주당은 이날 표결에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은 내년 중간 선거에서 '끔찍한 법안'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감세법안을 "사기"라 부르며 "중산층과 중산층이 되길 바라는 미국인들한테서 엄청나고 뻔뻔한 절도"라고 주장했다.
표결 과정을 지켜보던 방청석에서도 "법안을 폐기하라"는 항의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세제개편안은 의회로 넘어오자마자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부자감세 논란에 재정적자 우려가 제기됐고, 민주당은 애초부터 당론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번 표결 직전 공화당에서도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밥 코커(테네시) 의원 등이 반대 의사를 고수, 난항이 예상되기도 했으나 결국 이들이 찬성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공화당의 승리로 귀결됐다.
펜스 부통령도 찬·반 동수가 나올 때를 대비해 예정된 중동 방문을 미루고 표결에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법안이 20일 오전 하원에서 최종 통과되면 이날 오후 곧바로 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대통령의 승인까지 거치게 되면 미국에서 1986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감세 조치가 현실화된다.
지난 9월 오바마케어(ACA) 폐기 법안이 무산된 후 세제개편을 최대 과제로 내세워 추진해 온 트럼프 정부는 11개월 만에 핵심 입법과제를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미 언론은 이번 세제개편안의 상원 통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첫 승리"라고 전했다.
새로운 세제는 내년 1월부터 적용되며 근로자들은 2월 급여분부터 감세를 확인할 수 있다.
세제개편을 "미 중산층에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홍보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통과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미 상원이 방금 역사상 가장 큰 감세와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며 "하원에서 가결된다면 오후 1시께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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