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이 사랑한 伊 모자명가 보르살리노, 160년 만에 파산

입력 2017-12-19 19:18
스타들이 사랑한 伊 모자명가 보르살리노, 160년 만에 파산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알랭 들롱, 로버트 레드퍼드, 마이클 잭슨 등 슈퍼 스타들이 사랑한 이탈리아 모자 명가 보르살리노(Borsalino)가 16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파산했다.



이탈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알레산드리아 법원은 18일 보르살리노를 인수한 스위스 투자 회사인 하에레스 에퀴타가 제안한 회생 계획안을 불허했다. 이에 따라 보르살리노는 자동으로 파산 조치됐다.

그러나 하에레스 에퀴타는 법원의 이번 결정에 항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법원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보르살리노의 영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1857년 토리노에서 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알레산드리아 외곽에 설립된 보르살리노는 험프리 보가트가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쓴 중절모, 해리슨 포드가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에서 쓴 모자 등으로 유명한 회사다.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 장-폴 벨몽도, 팝스타 마이클 잭슨, 데이비드 보위 등도 이 회사의 모자를 즐겨 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20년대에는 연간 200만 개의 모자를 생산하며 전성기를 누린 보르살리노는 전통적인 모자의 인기가 하락한 탓에 수 년 전부터 재정난을 겪다가 2015년 3천만 유로의 부채를 진 채 하에레스 에퀴타에 넘어갔다.

현재 이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13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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