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한국을 사랑한 일본인들의 이야기 '친구가 된…'

입력 2017-12-20 07:10
일제강점기 한국을 사랑한 일본인들의 이야기 '친구가 된…'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일본은 35년 동안 우리나라를 강점해 한민족에게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겨줬지만 그 나라 사람 가운데서도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고 한국인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민 일본인들이 있었다.

'친구가 된 일본인'은 동족에게 배신자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고난에 신음하던 우리 민족을 돕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힘쓴 인물 15명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1부에서는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처음으로 세계에 알리고 일본이 한국 문화재를 어떻게 약탈했는지 기록한 아사카와 노리다카, 한국 민예품에 매료돼 조선민족미술관을 설립하고 광화문 철거를 막아낸 야나기 무네요시, 불국사와 석굴암 등 고건축 연구에 지평을 연 요네다 미요지, 아악의 명맥을 이어주고 아리랑을 일본에 소개한 다나베 히사오,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낸 가타야마 단, 한국어 고어와 방언 연구 몰두한 오구라 신페이, 독립운동가와 힘없는 민중 변호에 앞장선 후세 다쓰지 등을 만날 수 있다.

2부는 죽어서도 한국인과 함께하고자 한국에 묻힌 일본인을 따로 추렸다. 대구 농민들을 위해 수성못을 축조한 미즈시키 린타로, 고아들을 돌보는 데 헌신한 소다 가이치와 윤학자(다우치 지즈코), 천황제를 거부하고 조선 독립운동가를 사랑한 가네코 후미코, 식민지 학도병들을 돕고 그들의 원혼을 고국으로 보내준 후지키 소겐 등이 그들이다.

3부에는 '언제까지 증오해야 하나'란 제목 아래 한국과 일본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동반자가 되기 위해 생각해볼 만한 글 몇 편을 실었다.

저자 이동식은 KBS에서 베이징특파원, 런던지국장, 보도제작국장, 부산방송총국장, 해설위원실장, 정책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한 언론인이자 '다시 쓰는 목근통신', '찔레꽃과 된장', '일본 천황은 백제 무왕의 자손' 등을 펴낸 역사저술가로 올해 방송의날에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그는 "대부분의 일본인이 이 땅으로 이주해 돈을 벌고 권력을 행사하는 재미에 취해 있을 때 이들은 우리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고 우리를 대변하려 했으며 부족했던 학문의 밑바탕을 채워주었고 자칫 없어질 뻔했던 우리의 문화를 기록하고 지켜주었다"면서 "선한 일본인, 고마운 일본인들이 있음을 안다면 우리의 마음도 조금은 열리고 좀 더 차분한 눈으로 미래를 같이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눔사 간, 신국판 347쪽, 1만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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