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무감사 진통 속 조직정비 강행…이번주 조강특위 출범
박민식 "홍대표 오욕의 길 답습…친홍 3인방이 당협위원장 선임 관여"
김희정 "당무감사, 일부의 사심과 전횡으로 오히려 혁신에 역행 통탄"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배영경 이신영 기자 =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대거 교체로 당내 진통이 이어지고 있지만, 조직정비 작업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당장 당협위원장 62명 교체를 골자로 한 당무감사 결과에 대한 재심 절차가 끝나는 대로 이번 주 안에 조직강화특위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당협위원장 후속 인선을 마무리 짓고 새해부터는 '지방선거 모드'로 전환하겠다는 게 홍준표 대표의 구상이다.
한국당은 지난 주말 현역의원 4명을 포함해 총 62명의 당협위원장을 대폭 교체해야 한다는 내용의 당무감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20일까지 재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사흘간의 재심 과정이 끝나면 지도부는 곧바로 조강특위를 꾸릴 예정이다.
조강특위는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고 당협위원장을 인선해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대오를 정비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강특위를 이번 주 안에 구성할 예정"이라며 "통상적으로 조강특위 위원장을 사무총장이 맡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우리 당을 새롭게 혁신하기 위해 외부에서 위원장을 모셔오겠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당무감사를 이끌었던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이 조강특위위원장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강특위 위원 역시 홍 사무총장 정도를 제외하고 대부분 법조인·교수 등 외부인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은 조강특위가 출범하면 곧바로 당협위원장 공고 및 접수에 들어가 최대한 빨리 교체대상 지역의 당협위원장 인선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일정상 연내 마무리가 힘들면 늦어도 1월 첫째 주까지는 매듭짓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1월 둘째 주부터는 권역별로 새롭게 임명된 당협위원장들과 홍 대표가 대규모 신년회를 하게 될 텐데, 이는 사실상 지방선거 출정식 성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협위원장 교체대상에 오른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 지도부의 시간표대로 조직정비가 진행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전날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항의 발언을 한 유기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새로 사람을 뽑고, 그 새로 온 사람이 조직을 관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므로 62명을 모두 정리하면 당장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박민식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유한국당은 거의 망했고, 그 근본원인은 지난 총선 때의 패악질 공천에 있다"면서 "나쁜 사람이라고, 배반했다고, 바른말 한다고 찍어내고, 오로지 말 잘 듣는 사람만 남겨서 어떻게 됐느냐. 그런데 지금 홍 대표가 그 오욕의 길을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오래전부터 '친홍'(친홍준표) 실세 3인방이 돈 많은 사업가의 뒤는 물론, 당무감사에서 날린 지역의 위원장 선임까지 관여한다는 소문이 부산 전역에 파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블라인드 당무감사라는 미명 하에 자폭과 다름없는 숙청을 자행하는 홍 대표와 그 곁에서 하이에나 마냥 떨어진 살점을 노리는 신(新) 문고리 3인방의 행태를 비판한다"고 말했다.
김희정 전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당 혁신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당무감사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고 일부의 사심과 전횡으로 오히려 혁신에 역행한 점에 참으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당무감사에서 '낙제점'을 받은 교체 대상자들은 20일까지 재심을 신청할 수 있지만, 결과까지 뒤집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숫자상 오류가 없음에도 재심을 받아들이면 당무감사 결과 전체가 흔들린다"면서 "재심에선 정무적 판단 없이 수치상의 오류만 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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