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100m 金' 개틀린, 도핑 스캔들 연루
영국 텔레그래프 "개틀린, 코치와 에이전트 통해 금지약물 처방"
개틀린 측 "5년 동안 도핑테스트 받았다…사실무근"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관중들의 야유 속에서도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금메달을 손에 넣은 저스틴 개틀린(35·미국)이 '도핑 스캔들'에 휘말렸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19일(한국시간) "개틀린이 코치 데니스 미첼, 에이전트 로버트 와그너를 통해 금지 약물인 테스토스테론과 인간성장호르몬을 공급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래 공을 들여 '개틀린 팀'을 탐사 취재했고, 금지약물을 손에 넣는 과정을 지켜봤다"며 "미첼과 와그너가 '팀'으로 움직여 금지약물을 처방받고, 개틀린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와그너는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내가 가명으로 처방받은 약물을 개틀린이 직접 받아갔다"고 폭로했다.
개틀린의 법률 대리인은 "지난 5년 동안 도핑테스트를 받았고, 한 번도 양성 반응을 보인 적이 없다. 미첼은 오랜 기간 함께 훈련하는 공식 코치가 아닌, 임시직으로 고용했다. 지금은 해고한 상태"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개틀린을 향한 의혹의 시선은 사라지지 않았다.
서배스천 코 세계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은 "이번 의혹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약물 관련 문제를 전담하는 IAAF 독립기구에서 이 문제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반도핑기구도 개틀린 도핑 의혹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틀린은 이미 '약물' 문제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2001년에도 암페타민 양성 반응을 보였다가 '9세 때부터 앓은 주의력 결핍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처방받았을 뿐'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징계를 면한 개틀린은 2006년 테스토스테론에 양성 반응을 보여 8년간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 반도핑기구와 IAAF는 "개틀린이 금지약물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며 징계 기간을 4년으로 줄였다.
2010년 트랙으로 복귀한 개틀린은 다시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고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의 대항마 역할을 했다.
그러나 개틀린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야유를 받았다. 볼트의 인기가 워낙 높았고, 개틀린의 약물 복용 전력을 비판하는 팬은 많았다.
개틀린은 "볼트의 대항마로 사는 건, 무척 괴로운 일이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늘 볼트의 등을 보며 뛰던 개틀린은 볼트의 은퇴 무대였던 런던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100m 우승을 차지하며 한을 풀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도핑 추문에 휩싸였다.
개틀린을 향하는 시선이 더 차가워졌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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