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국과수 "동시 사망원인 감염균으로 보기 어려워"

입력 2017-12-18 20:32
수정 2017-12-18 21:09
[일문일답] 국과수 "동시 사망원인 감염균으로 보기 어려워"

"사망 신생아들 장기 부풀어…짧은 시간에 급속히 악화"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김예나 기자 =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8일 "동시에 사망한 원인을 감염균으로 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이날 낮부터 시작한 부검이 마무리된 오후 7시께 양천구 신월동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과수는 또 "오늘 육안 소견으로는 사망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며 "이런 의료사고에서는 육안으로 보이는 1차 부검 소견보다는 그 이후 조직·혈액 등 여러 검사가 사인 규명에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중환자실 현장에서 수거한 약 등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질병관리본부, 수사기관 등과 긴밀한 협조 체제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양경무 서울연구소 법의조사과장 등 국과수 관계자들과 일문일답.

-- 미숙아의 소장, 대장 팽창은 통상적으로 어떤 경우에 발생하나.

▲ 장에 가스가 차는 경우는 상당히 다양하다. 아이들이 저산소증에 빠져서 산소 공급이 안 되는 경우에 장이 잘 움직이지 않으면서 그 가스가 차기도 한다. 미숙아의 경우에는 우유를 제대로 먹지 못하므로 장내 세균이 숫자에 변화가 있기에 그럴 수 있다. 그 다양한 원인을 나열할 수는 없지만, 장의 가스 팽창 자체만으로는 특정 질환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태다.

-- 사망한 신생아는 호흡기에 의존했는지, 아니면 자가 호흡했나.

▲ 한 아기만 임신 25주차에 태어나서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다른 아기들은 상태가 나빠져서 소생술 하는 과정에서는 산소 공급 및 기도 삽관술을 했지만, 그 전에는 인공호흡기 치료는 하지 않았다.

-- 사망한 신생아들의 공통점은.

▲ 미숙아라는 점, 장이 가스에 의해서 팽창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소아는 선천적 기형이나 정말 심한 염증이 있을 때 등에만 육안으로 부검 직후에 사인 확인이 가능하다. 소아의 사망원인은 어른보다 훨씬 미묘하기에 눈으로 확인하기를 기대하고 부검했던 것은 아니다.

-- 4명 모두 배가 볼록했나.

▲ 4명 모두 검안 당시부터 배가 팽창돼 있었다. 다만 소아를 부검할 때는 가스 팽창만으로 특정 감염이나 장염이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이게 어떤 원인을 배제한다는 것도 아니다. 사후에 배가 볼록해질 수도 있는데, 유족과 면담한 결과 유족들이 미리 복부 팽창을 인지했다는 부분이 있어서 복부 팽창이 중간 과정인지 원인인지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질병관리본부와 국과수의 업무 분담은.

▲ 국과수에 사인 규명 책임이 있다. 사인이 감염이라고 하면 감염체에 대한 규명과 감염원을 어디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감염원에 대한 규명을 질병관리본부가 한다. 감염됐다면 어떤 곳에 문제가 있어서 매개되는지, 매개한 장소의 어떤 물체가 있는지 등은 역학 조사에 해당한다. 살아있는 아이들에 대한 추적 관찰, 동일 증상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관찰도 필요하다. 역학 조사와 생존자 추적은 질본이 한다.

-- 가장 무게를 두는 원인은.

▲ 지금으로선 여러 가지 검사를 다 할 것이다. 감염체에 대한 부분도, 감염균이 동시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동시에 사망하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면역 상태도 다르고 몸 상태도 다르기에 동시에 사망한 원인을 감염균으로 본다는 것은 의료인으로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감염체 외에도 아기들의 수액 세트나 투약한 약물 등을 검사할 것이다.

-- 동시에 4명이 죽은 원인을 감염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뜻인가.

▲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감염은 동시에 될 수 있다. 같은 질환이 발병할 수는 있으나 동시에 사망하는 원인으로 동일한 감염체 원인을 말하기에는 의학적 상식상 맞지 않는다.

-- 원인에 대해 세운 가설이 있다면.

▲ 자세히 말하기 어렵지만 감염체 검사, 투약된 약물 검사, 해부를 통해서 나온 인체 조직 현미경 검사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 원인이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은.

▲ 장담할 수는 없다. 이런 경우에 어떤 원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전문가가 노력할 것이고, 원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다.

-- 수액이나 주사가 원인일 가능성은.

▲ 가능성 중 하나다. 지금으로선 완전 정맥영양 치료가 공통 사안으로 추정되는데 그것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조사가 잘 안 된 상황이다. 가능성 여부를 미리 언급하기는 어렵다. 병원에서 쓰는 약물은 어떤 것이든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 약물이 소아에게서 작동할 수 있는지는 목록을 작성해보고 의무기록 상에서도 확인해봐야 한다.



-- 사망 신생아들은 미숙아들인데 특별히 면역력이 낮은가.

▲ 전반적으로 모유나 분유를 정상적으로 먹는 아기들보다 면역력은 떨어질 것이다. 장내 세균 자체가 불균형을 이룰 수도 있다.

-- 아기들이 의무기록과는 다른 상태였다거나 한 부분은.

▲ 아기들이 사망하는 과정에서 수액이 많이 투입됐고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서 약물이 투입됐다. 약한 아기들의 혈관을 통해서는 많은 수분이 빠져나온다. 잠깐 사이지만 수액 불균형으로 인해 아이들 몸이 많이 손상됐다. 현재 보이는 상태는 짧은 시간이지만 급속히 악화한 것으로 생각된다.

-- 급속히 악화했다는 말의 의미는.

▲ 80∼90분 이내에 한꺼번에 소생술을 했다. 소생술을 한다는 것은 사망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그런 부분이 급속히 악화한 것으로 추정하는 단서다. 사망이 예측됐다면 (병원 측이) 유족에게 설명했을 텐데 유족은 그런 설명은 잘 듣지 못한 것으로 이야기한다.

--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감염 가능성도 제기하는데.

▲ 세균 감염 여부도 한가지 원인(가능성)에 해당한다. 감염체에 의해서 동일하게 감염될 수는 있지만 동일한 날짜에 사망한 것에 대해서는 또 다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그 부분을 포괄적으로 신중하게 진단하려고 한다. 세균 검사도 필요하면 할 것이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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