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통령 "어산지, 카탈루냐 개입 말라"

입력 2017-12-18 10:15
에콰도르 대통령 "어산지, 카탈루냐 개입 말라"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이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해 스페인의 카탈루냐 분리 독립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모레노 대통령은 "카탈루냐 문제에 관해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개입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면서 "스페인 전체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스페인 최대 일간 엘파이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어산지가 에콰도르나 우리와 친구인 국가들의 정치에 개입할 그 어떤 명분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그는 그런 위치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5년째 영국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은신 중인 어산지는 트위터를 통해 카탈루냐 분리 독립 운동을 지지하면서 스페인이 카탈루냐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해 스페인 정부로부터 분노를 샀다.

폰소 다스티스 스페인 외무부 장관은 "어산지가 카탈루냐의 저명한 친(親) 분리 독립주의자를 만난 이후 카탈루냐 분리 독립 문제에 개입하고 조정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에콰도르 외부무 장관도 지난달 어산지에게 에콰도르와 스페인 및 다른 국가와의 국제적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성명은 피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모레노 대통령은 이날부터 3일간 일정으로 스페인 공식 방문 길에 나섰다.

그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거주 에콰도르 출신 이민자들과 만났다.

이어 18일에는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를 만난다.



스페인은 카탈루냐 분리 독립 문제로 1981년 실패로 끝난 쿠데타 이후 최악의 정치 위기 속에 빠져든 상태다.

카탈루냐 정부는 지난 10월 1일 분리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등 스페인 정부의 분리 독립 반대에 맞서고 있다.

카탈루냐의 분리주의 정파는 오는 21일(현지시간) 조기 지방선거를 치른다.

한편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성폭행 혐의로 2011년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혐의를 부인하며 2012년 6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생활해 오고 있다.

그는 미국으로 추방돼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의 군 관련 극비 문건 등을 유출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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