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패배' 설욕 벼르는 트럼프, 중간선거 전면에 나선다
백악관, 후보군 추리고 전방위 선거지원 플랜 준비…WP "위험부담 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앨라배마 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뼈아픈 패배를 맛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욕을 벼르며 '본무대'인 내년 중간선거에 전면적으로 나설 태세다.
중간선거 결과는 향후 국정 주도권 향배를 결정할 뿐 아니라 대통령 재임 도전 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명운이 걸린 승부처가 아닐 수 없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전에 전방위적으로 뛰어드는 방식의 '야심 찬 캠페인 구상' 마련에 착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문 그룹 인사들에게 "내년 중간선거에서 광범위하게 전국을 훑으며 집회를 열고 싶다"며 "상당 시간을 선거지원에 투입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내가 이후 얼마나 많은 일을 추진할 수 있게 될지가 판가름날 것"이라며 "선거에서 패배하게 되면 이번 앨라배마 선거 때처럼 사람들이 나한테 책임을 돌리려 할 것"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참모들은 최근 몇 달간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출마 희망자 116명에 대해 이미 '면접'을 봤다.
백악관 정치전략팀 책임자인 빌 스테피언은 중간선거 전략 논의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매주 만나고 있으며,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와 기금 모금 계획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앞으로 몇 달간 전국 각지의 출마 희망자들과 면담을 하고 내년 봄까지 대통령이 지지할 후보군을 추리는 압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트럼프 대통령도 다음 달부터 후보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날 방침이다.
총 12명으로 이뤄진 백악관 정치전략팀은 선거 메시지와 관련해서는 '경제'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현 지지율이 전임 대통령들에 비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선거에 지나치게 발을 담글 경우 패배 시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위험부담이 큰 전략"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예비경선 과정 등에서 내부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앨라배마 선거에서 로이 무어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던 백악관 수석전략가 출신의 스티븐 배넌이 중간선거에서도 '공화당 주류세력 교체'를 내걸고 친(親) 트럼프 성향의 비주류 후보들을 대거 출격시킨다는 방침이어서 이미 자중지란을 예고하고 있다.
연설 도중 새로운 논란거리를 만들거나 자문팀의 조언을 자주 무시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캐릭터도'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실제 이번 앨라배마 선거에서도 스테피언을 포함한 상당수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누구도 지원하지 말라고 조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듣지 않았다고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가 WP에 전했다.
당장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다면 전선이 분명해지면서 우리로선 호재"라고 반색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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