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선 결선투표…예측불허 초박빙 승부 예상
우파 피녜라 전 대통령 vs 좌파 여당 후보 기예르 상원의원 경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17일(현지시간) 칠레 대선 결선투표에서는 예측하기 힘든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1천340만 명의 칠레 유권자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4만3천 개 투표소에서 대선 투표를 한다.
지난달 19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우파 야당인 '칠레 바모스'(칠레여 갑시다·CV) 후보인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은 36.64%를, 중도좌파여당연합 '누에바 마요리아'(새로운 다수·NM) 후보인 알레한드로 기예르 상원의원은 22.70%를 얻어 1, 2위로 결선투표에 올랐다.
결선투표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1차 투표에서 6명의 후보로 분산됐던 좌파진영의 표가 기예르 후보에게 대거 몰릴 것이기 때문이다.
1차 투표에서 20.3%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던 신좌파세력인 대체좌파연합(FA)의 베아트리스 산체스 후보가 기예르 지지 선언을 했으며, 좌파 계열 후보로 5.9%, 5.7%를 얻었던 카롤리나 고이치와 마르코 엔리케스-오미나미도 기예르를 지지했다. 7.9%를 기록했던 극우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는 피녜라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젊은층의 참여율과 전체 투표율이 높을수록 기예르에게 유리하며, 미세한 표차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피녜라는 칠레의 민주주의 회복 이후 20년간 계속된 중도좌파 집권 시대를 끝내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대통령을 역임했다. 억만장자 사업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재벌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빗대 '칠레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그는 이번 대선에서 '경제회복과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변화를 호소했다.
미 하버드대에서 수학한 기업인 출신답게 140억 달러에 달하는 에너지·사회간접자본·보건 시설 투자와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세제 개혁, 연금 개편 등의 친시장 공약도 내걸었다.
그에 맞서는 집권여당 후보 기예르는 TV 앵커로 활약한 언론인 출신이다.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를 자처하며 교육·노동 분야 등의 사회 개혁을 계속 추진할 것을 공약했다. 무상 대학교육 확대와 중국·중남미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 칠레가 자유 시장 경제 모델을 계속 유지하겠지만 칠레가 최근 이어지는 중남미 좌파 벨트의 퇴조 대열에 동참할지, 좌파진영의 건재함을 보여줄지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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