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7년 만의 한일전 대패에 '굴욕·수모'

입력 2017-12-17 15:00
日 언론, 7년 만의 한일전 대패에 '굴욕·수모'

요미우리신문 스포츠 1면에 배치…다른 언론도 '충격패' 전해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 축구가 일본의 심장부 도쿄에서 7년 7개월 만에 한일전을 대승으로 장식한 것에 대해 일본 언론도 충격에 빠졌다.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일본 축구대표팀이 전날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옛 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한국에 1-4로 역전패한 결과를 스포츠 1면에 배치했다.

이 신문은 '일본, 4실점 완패'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이 대회 최종일 한국과의 경기에서 1-4로 역전패해 2승 1패, 2위로 대회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또 부제에는 '2010년 이후 7년 만의 굴욕적인 패배'라고 '도쿄 참사'의 충격을 전했다.

이 대회에서 중국과 북한을 꺾고 2연승을 달리던 일본은 한국과의 최종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뽑고도 전반에 3골, 후반에 1골을 헌납하며 한국에 1-4로 무릎을 꿇었다.

일본이 한국과의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에서 패한 건 2010년 5월 24일 친선경기에서 0-2로 진 이후 무려 7년 7개월여 만이다. 이후 일본은 한국에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 중이었다.

또 세 골 차로 진 건 1982년 한일 정기전 0-3 패배 이후 35년 만이라서 완패의 충격이 컸다.

다른 신문들도 '참패' '굴욕' '수모' 등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안방에서의 대패 소식을 전했다.

역대 한일전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패배로 유명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 패배 때는 일본의 축구 해설자의 "후지산이 무너진다"는 말이 한동안 회자됐다.

1997년 9월 28일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은 선제골을 내주고도 조커로 투입한 서정원의 후반 22분 동점골에 이어 3분 후 이민성의 역전골로 극적인 '도쿄 대첩'을 완성했다.

일본 대표팀의 한일전 참패 후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에 대한 언론과 축구팬들의 시선도 사늘하다.

호지치 감독은 전날 한국에 패한 후 경기장을 찾은 일부 관중으로부터 '물러나라'는 구호를 들었다.

또 일본 축구 전문지 사커다이제스트는 "내용과 결과 모두 충격적"이라면서 "호지치 감독에게 게속 지휘봉을 맡겨도 될지 의문"이라며 칼날을 세우기도 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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