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박탈에 서청원 "고얀짓"…류여해 "洪 사당화"(종합2보)

입력 2017-12-17 18:59
수정 2017-12-17 19:11
당협위원장 박탈에 서청원 "고얀짓"…류여해 "洪 사당화"(종합2보)



친박계, 여론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 부심…계파 갈등 가능성도

유기준 "사태 파악부터" 당혹…권영세 "홍 대표로선 내가 불편했을 것"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자유한국당이 17일 발표한 당협위원장 교체명단에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인 서청원 의원(8선·경기 화성갑)과 유기준(4선·부산 서구·동구) 의원을 비롯한 다수 친박계 인사들이 포함되면서 친박 대 '비박'(비박근혜) 간의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다시 한 번 불거질지 주목된다.

친박계는 당초 이번 당무 감사가 조직혁신을 빙자한 '친박계 찍어내기식 표적감사'라는 의구심을 품어 왔다.

이들은 일단 당 안팎의 여론을 주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추후 당무 감사 과정에서 불공정 시비를 유발할 수 있는 문제점이 발견되면 '정치보복' 프레임을 내세워 집단반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 의원은 이날 당무 감사 결과를 보고받고는 "고얀짓이다. 못된 것만 배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조직혁신의 일환으로 당무 감사를 단행한 홍준표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서 의원 측 관계자는 "서 의원은 당의 앞날이 걱정이라고도 말씀하셨다"며 "재심과 관련해서는 아무 언급도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유 의원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며 당혹스러워했다.

그는 통화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확인부터 해야겠다"며 말을 아꼈다.

당내 친박계 한 중진 의원도 "일단은 상황을 좀 지켜보겠다"며 "당원들과 함께 이야기해서 대응 방안을 고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박계 사이에서도 공교롭게도 한때 친박 핵심이었던 두 의원을 당협위원장 자리에서 내쫓는 것이 자칫 정치보복으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만에 하나 당무 감사 과정에서 명백한 오류나 조작이 발견될 경우 후폭풍은 생각보다 클 것"이라면서도 "반대로 객관적인 조사였다는 게 확인되면 지도부로선 조직혁신 드라이브를 더 강하게 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감사결과를 일단 신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재심 절차도 남았으니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물갈이 대상이 된 원외 당협위원장 가운데 일부는 즉각 반발하며 애당초 정치적 목적에 따른 감사였다고 주장했다.



지도부 일원인 류여해 최고위원(서울 서초갑)은 교체명단에 자신이 포함되자 당무 감사를 '친홍일색 사당화'라고 비판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류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홍 대표가 자신의 대선 당선을 위해 노력한 신임 당협위원장들을 쉽게 내치는 것은 토사구팽이자 후안무치이며 배은망덕"이라고 주장했다.

류 최고위원은 "이번 당협위원장 교체는 바른정당과의 추잡한 뒷거래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홍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사적 공천을 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동지들과 함께 홍 대표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투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도중 억울함을 호소하며 울음을 터트렸고, 자신의 우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직접 스마트폰으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친박계 인사로 꼽히는 권영세 전 의원(서울 영등포을)도 페이스북에서 "제가 물갈이 대상에 포함됐네요. 2012년 대선의 중심에 서 있었던 제가 홍 대표로선 불편했겠지요"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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