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FBI 재건하겠다"…아카데미 졸업식에선 찬사 일색

입력 2017-12-16 02:16
수정 2017-12-16 14:02
트럼프 "FBI 재건하겠다"…아카데미 졸업식에선 찬사 일색



행사 참석 앞서 "FBI가 해놓은 일은 수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연방수사국(FBI) 내셔널 아카데미 졸업식에 참석하러 백악관을 떠나면서 "우린 FBI를 재건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 주 콴티코 해군기지 내 FBI 내셔널 아카데미 졸업식에 참석해 졸업 축하 연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나서는 길에 남쪽뜰(사우스론)에서 기자들에게 "FBI에서 일어난 일은 수치"라면서 "FBI를 이전보다 더 크고 더 좋아지게끔 다시 세우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FBI 요원들)이 해놓은 일, 문서들을 보면 슬프다. 그걸 보는 많은 사람들이 분개한다. 매우 매우 수치스럽다"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최근 FBI 요원들이 반(反) 트럼프 문자 메시지 등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청문회 증언 이후 FBI를 노골적으로 비난해왔다.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에서 FBI 요원들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 연계 가능성을 흘려 수사를 호도한다며 격앙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에게 FBI의 명성은 누더기가 돼 버렸다면서 "집을 깨끗이 청소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작 FBI 내셔널 아카데미 졸업식에서는 '점잖은 말'만 했다.

FBI를 대신해 졸업식에 왔다는 그는 축사에서 "여러분을 축하해주러 왔을 뿐 아니라 여러분의 용기와 헌신에 경의를 표하러 왔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에게 대통령으로서 내가 함께한다는 점을 알게 해주고 싶다. 미국 경찰은 백악관에 누구보다도 더 충직한, 진정한 친구를 뒀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은 여러분을 100%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졸업식 현장에 FBI 고위 간부들은 많지 않았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FBI 내셔널 아카데미는 FBI 강사들이 미국 내 경찰이나 다른 법 집행기관 요원들, 외국에서 온 경찰 수사관 등을 10주 단기 코스로 위탁 교육하는 기관이다.

같은 콴티코에 있는 FBI 아카데미는 FBI 견습생 신입교육과 기존 직원 재교육, 리서치 등을 담당한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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