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브렉시트 2단계 협상 착수 공식 결정…"미래관계 논의 시작"(종합)
"내년 1월 브렉시트 전환기간 협의…무역협정 본격협상 3월이후"
英, 오는 2019년 3월 EU 탈퇴…실질적 협상시한은 길어야 1년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15일(현지시간)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무역협정 등 미래관계에 대해 논의하는 브렉시트 2단계 협상 착수에 합의했다.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개최한 이틀째 EU 정상회의에서 지난 6개월여 동안 진행된 영국의 EU 탈퇴 조건에 관한 1단계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 뒤 이같이 의견을 모으고 2단계 협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고 EU 측이 공식 발표했다.
EU는 우선 내년 1월에 약 2년 정도로 예상되는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에 관한 협의를 시작한 뒤 무역협정 등 미래관계에 대한 실질적인 협상은 내년 3월 이후에 착수하기로 했다.
앞서 영국은 작년 6월 23일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결정했고, 메이 총리는 지난 3월 30일 영국의 EU 탈퇴 방침을 EU에 공식 통보함으로써 2년 시한의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리스본조약 50조에 의거해 오는 2019년 3월 29일 EU를 탈퇴하게 된다.
협상을 타결지은 뒤 양측 진영의 비준절차를 고려하면 EU와 영국은 내년 10월, 늦어도 내년 연말까지는 협상을 끝내야 한다.
실질적인 현상 시한은 길어야 1년인 셈이어서 양측은 시간에 쫓기며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뿐만 아니라 영국의 EU 탈퇴 조건을 집중적으로 다룬 1단계 협상에 비해서 무역협정 등에 대해 다루는 2단계 협상은 내용이 방대하고 복잡하며 양측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어 1단계 협상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는 2019년 3월까지 협상을 타결지어야 하는 게 현실인데 그것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면서 "2단계 협상은 1단계 협상보다 더 까다롭고 도전적인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스크 의장은 또 "지금은 EU 27개 회원국이 내부적으로 (2단계 협상을) 준비하고 (2단계) 협상에 대한 영국의 비전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영국과 탐색적인 접촉을 할 때"라고 밝혔다.
EU 행정부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본격적인 협상은 내년 3월에 시작될 것이고 유럽의회와 회원국들의 비준을 위한 시간을 감안하면 협상 타결시한까지 8개월여 남짓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융커 위원장은 1단계 협상도 매우 어려웠지만 2단계 협상은 1단계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1단계 협상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향후 협상은 더 힘들 것"이라면서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남아 있고, 우리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오늘 순조롭고 질서있는 브렉시트의 길로 나아가고, 깊고 특별한 미래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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