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언니 김정미 "다 내 잘못"…이민아 "'평양 기적' 간절함 다시"

입력 2017-12-15 19:42
맏언니 김정미 "다 내 잘못"…이민아 "'평양 기적' 간절함 다시"

EAFF E-1 챔피언십 3전 전패에 여자 축구대표 "속상하고 죄송"



(지바=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3전 전패로 마친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속상하고 죄송하다"며 침통한 표정이었다.

대표팀의 맏언니인 주전 골키퍼 김정미(인천현대제철)는 15일 오후 일본 지바의 소가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중국과의 3차전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만나 "마지막까지 제가 집중하지 못했다. 다 제 잘못이다. 면목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대표팀은 중국에 1-3으로 져 일본, 북한, 중국에 연이어 패하며 대회를 마쳤다.

김정미는 "전반에 실점하지 말자는 얘기를 많이 했고, 세트피스 때도 전체적으로 더 집중하자고 했는데 잘되지 않다 보니 패배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제가 잘 집중했어야 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저부터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얻어맞은 것을 반성하며 저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는 2019년 프랑스 여자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내년 4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대표팀에 많은 숙제를 남겼다.

김정미는 "아시안컵에서 만날 상대가 이미 정해진 만큼 어떤 훈련이든 따르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이면 만 34세인 그는 "월드컵까지 계속 대표팀 생활을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은 속상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면서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니 자책해야 한다"며 끝까지 '내 탓'을 했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없는 이번 대표팀에서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해야 했던 이민아(고베 아이낙 입단 예정)에게도 이번 대회는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민아는 "올해 축구가 끝났는데 많이 안타깝고, 슬프고, 속상하다"며 어두운 표정이었다.

그는 "우린 네 팀 중에 가장 약하고 항상 도전하는 입장"이라면서 "방심한 건 아니었다"고 대회를 돌아봤다.

이민아는 이번 대회 내내 조기 실점한 게 전패의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분석하면서 "체력적인 문제가 없지 않았지만, 상대도 다 같은 조건이니 그런 핑계는 댈 수 없고 이겨내야 한다고 본다. 저희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베 아이낙에 입단하면서 내년 일본에 진출하는 그는 새 소속팀에서의 생활과 대표팀에서의 성과를 모두 잡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그는 "올해 4월 평양에서 북한과 비기고 돌아왔을 때의 간절한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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