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인물] 국내② 화려한 등장·쓸쓸한 퇴장…김동연·이재용·신격호

입력 2017-12-16 14:00
수정 2017-12-16 14:11
[2017 인물] 국내② 화려한 등장·쓸쓸한 퇴장…김동연·이재용·신격호

◇ 경제



▲ 사람 중심 경제 사령탑 오른 '고졸 신화' 김동연 경제부총리 = 상업고등학교와 야간대학을 나와 '고졸 신화'를 써내려간 입지전적인 인물로,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을 이끄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취임 직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새 정부 '실세'가 참석하는 경제 현안 간담회를 주재해 전 정부에서 밀실 논란을 빚은 '서별관 회의'에 작별을 선언하고 경제 '컨트롤 타워'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사상 최대 규모인 428조8천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끈질긴 설득으로 야당의 반대를 극복했으며 여섯 차례나 주요 종단 지도자와 만나 소통하며 종교인 과세의 차질없는 시행 방침을 천명하는 등 외유내강(外柔內剛)의 리더십도 보여줬다.

김 부총리는 최근 기업의 부실을 예방하고 산업과 금융 양 측면을 두루 고려한 시장 중심의 대응을 강조한 새로운 구조조정 추진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 공정거래위원장 된 '재벌저격수' 김상조 = 새 정부가 처음으로 발표한 장관급 인사로 역대 5번째 교수 출신 공정거래위원장이 됐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재벌개혁 운동에 매진한 '재벌저격수'의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은 그 자체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취임과 동시에 이른바 가맹·하도급 갑질 근절 의지를 드러내고 골목상권 보호를 천명했다. 가맹업종의 필수품목 공개를 추진하는 등 업계를 압박해 협회 차원의 자정 안을 끌어냈고 대기업의 기술 유용에 대한 감시·처벌을 강화하며 악질적인 하도급 갑질에 경종을 울렸다.

공정위에 기업집단국을 신설해 경제력 집중 완화,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재벌개혁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특혜 의혹, 공정위 출신 퇴직자의 전관예우 등으로 훼손된 공정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퇴직자 접촉 제한, 전속고발권 폐지 등 쇄신안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 '첫 구속 삼성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2월17일 구속됐다. 1938년 대구의 '삼성상회'로 출범한 삼성그룹에서 구속된 첫 총수가 됐다.

2014년 5월 부친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사실상 삼성그룹의 경영을 지휘해왔으나 구속수감되면서 삼성그룹은 '선장 없는 배' 신세가 됐다.

부친의 와병으로 조심스러운 경영 행보를 이어가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자신의 경영 철학을 본격적으로 펼쳐보려던 시점에 예기치 않게 영어의 몸이 됐다.

변호인단과 함께 무죄를 주장하며 법리 공방을 벌였으나 8월 1심 재판부는 뇌물 공여, 횡령 등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11월 2심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성과주의'와 '세대교체'를 키워드로 하는 삼성전자 임원 인사를 단행해 '옥중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 '박수 칠 때 떠난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와병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그룹의 '총수 대행'을 하다 10월 경영 퇴진을 전격 선언해 재계 전체에 충격을 던졌다.

자신이 이끄는 반도체(DS) 부문이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나온 퇴진 선언이란 점에서 충격파는 더 컸다.

퇴진 선언은 '박수 칠 때 떠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한편으로는 '후임자와 경영 쇄신을 위한 용퇴'로 받아들여졌다.

실제 퇴임 후 삼성전자에는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가 단행돼 60대 사장단이 일제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50대 젊은 피가 그 자리에 채워졌다.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되,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며 종합기술원 회장을 맡게 됐다. 후배들을 위해 그동안의 경험과 경륜을 나눌 수 있는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다.



▲ '쓸쓸한 은퇴'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 1948년 롯데를 창립한 지 약 70년 만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6월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배제됐고, 8월에는 롯데 계열사 중 마지막까지 등기임원 직위를 유지하던 롯데알미늄 이사에서도 물러났다. 이로써 한·일 롯데 모든 계열사 이사직서 퇴임해 신격호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1922년생, 95세로 중증 치매 증세가 있어 법정후견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두 아들과 함께 롯데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돼 최근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받았으며, 12월 22일로 1심 선고공판 결과에 따라 90대에 영어(囹圄)의 몸이 될 위기를 맞았다.

▲ '갓뚜기' 오뚜기 회장 함영준 = 식품업체 오뚜기의 회장으로 7월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대화에 중견기업 대표로는 유일하게 참석해 주목받았다.

당시 청와대는 오뚜기가 상생, 일자리 창출 등에서 모범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격려하고자 초청했다고 밝혔다.

오뚜기는 비정규직이 거의 없는 회사로 알려진 데다 사회공헌활동, 라면 가격 동결 등으로 '착한 기업' 이미지를 쌓았다.

지난해 9월 별세한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에게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1천500억원대의 상속세금을 5년에 걸쳐 분납하기로 해 편법 승계 논란이 잦은 재계에서 모범이 됐다.

소비자들은 오뚜기에 신을 뜻하는 '갓'(God)에 오뚜기의 '뚜기'를 합친 '갓뚜기'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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