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는 더 무서웠다…소두증 두돌 아기 못 보고 못 걷고 말 못해

입력 2017-12-15 16:39
지카는 더 무서웠다…소두증 두돌 아기 못 보고 못 걷고 말 못해

美질병통제예방센터·브라질 보건부 연구 결과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지카 바이러스 감염으로 소두증을 안고 태어난 아기 중 일부의 인지·신체 발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로 인해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작게 태어난 아기들을 연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CDC는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월 말까지 브라질 보건부 등과 함께 브라질 북동부 파라이바 지역 19∼24개월 아기 27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이 지역은 과거 지카 바이러스가 크게 영향을 미친 곳으로, CDC는 이중에서도 소두증으로 장애가 심각한 여아 8명, 남아 7명을 집중 관찰했다.

이 15명의 아기들은 대략 22개월로 비슷한 연령의 정상 아기들과 달리 앉거나 씹는 활동을 하지 못했으며 언어 능력도 뒤처졌다. 거의 두돌을 맞았지만 이 아기들의 인지 및 신체 발달 상태는 생후 6개월 미만의 아기들과 같았다

CDC의 장애·인간개발 국장 조지나 피콕 박사는 "이 아기들은 '마마, 바바, 다다'와 같은 자음 소리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기들 대부분은 물건을 움켜쥐거나 잠을 자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8명은 일정 시기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9명은 음식물을 먹거나 삼키는 것조차 힘겨워했는데, 이는 음식이 폐에 걸리거나 영양실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시각·청각 능력에서도 문제가 발견됐다.

피콕 박사는 "아기들은 덜컹거리는 소리에 반응하지 않았고 물체를 (눈으로) 쫓지 않았다"면서 "이는 약 6∼8주의 보통 아기들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체가 보이면 이를 뇌에 전달하는 연결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뇌에 크게 손상을 입어 심각한 인지 장애를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중 뇌성마비 진단 요건에 해당하는 아기는 단 한 명뿐이었다.

브라질 의사들은 지카 감염으로 소두증을 안고 태어난 약 3천명의 아기 중 이처럼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얼마나 될지 정확히는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DC 국장 브렌다 피츠제럴드 박사는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며 "이 아기들은 엄청난 보살핌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