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타벅스서 백인여성이 韓학생에 "한국말 쓰지마라" 혐오발언

입력 2017-12-15 08:48
수정 2017-12-15 11:07
美스타벅스서 백인여성이 韓학생에 "한국말 쓰지마라" 혐오발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백인 여성이 한인 학생들을 향해 "여기는 미국이니 영어만 써라. 한국말 듣기 싫다. 너희 말은 역겹다"는 인종 혐오발언을 했다는 사연이 페이스북에 올라와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 공분을 사고 있다.

[페이스북 Sean H. Lee]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현지 매체 새크라멘토 비와 폭스뉴스,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 따르면 최근 캘리포니아 월넛크릭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혼자 음료를 마시며 노트북 컴퓨터를 보고 있던 중년의 백인 여성이 같은 매장에서 한국어로 뭔가를 교습하고 있던 한인 학생들을 향해 갑작스레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

이 여성은 "여기는 미국이다. 영어만 써라"라고 하면서 "나는 그것(너희 말)을 싫어한다. 가만히 앉아서 조용히 하고 있는 건 괜찮지만, 난 너희 말을 듣길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여성에게 어처구니없는 봉변을 당한 한인 여학생 애니 안 씨와 동료 남학생 션 리 씨는 자신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스타벅스 매장에서 겪은 사건을 올렸다.

애니 안 씨는 "2017년 한 해 통틀어 내게 가장 믿을 수 없는 날이었다. 그녀가 내뱉은 말 중에는 '한국어, 역겹다, 조용히 하고 앉아라, 영어만 써라, 이민자' 등등의 말이 있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션 리 씨는 한국어로 대화하며 공부를 하고 있는데 백인 여성이 "다시는 그 언어로 말하지 말라"라고 하며 언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이들 학생은 백인 여성이 막말을 하자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었다. 그러자 그 여성은 당황한 듯 바인더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언성이 높아지자 스타벅스 조리대 안에 있던 한 직원이 백인 여성에게 다가가 "이들 학생은 원하는 언어로 말할 권리를 갖고 있다. 그들은 잘못한 일이 없다. 여기 있기 싫으면 매장에서 나가면 된다"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직원의 만류에도 이 백인 여성은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며 "내가 편지를 보내면 너희는 곤란해질 것"이라며 협박하기도 했다.

이 여성은 스타벅스 직원의 신고로 여성 경찰관 2명이 도착한 뒤에야 매장을 떠났다.

백인 여성이 한인 학생들에게 소리치는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50만 회 이상 조회됐다.

현지 한인 누리꾼들은 '도를 넘어선 인종혐오 발언'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YNAPHOTO path='AKR20171215031800075_02_i.jpg' id='AKR20171215031800075_0401' title='한인 학생들에게 인종혐오 발언하고 얼굴 가리는 백인 여성' caption='[현지 KRON 방송 화면 캡처]'/>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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